[천왕봉]‘너 죽고 나 살자’는 논리

이수기·논설위원

2023-03-08     경남일보
여야가 사사건건 충돌을 빚는 등 나라가 두 쪽 나는 극단적인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민심이 두렵지도 않은지 일단 상대를 죽이고 보자는 반지성의 한심한 막장 저질 피로 작태가 절정이다. 나라야 망하든지 말든지, 국민들이야 죽든지 살든지 안중에도 없다처럼 보인다. 정치 뉴스 보기 싫다는 말도 한다.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 너무 혼란스럽다.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당사자들이 궤도를 이탈하고 있는지조차도 잘 모르는 듯하다. 경제가 파탄이 나든, 국민이야 도탄에 빠지든지, 내 알바가 아니다식이다. 국민들이 고통스러워하든지, 말든지 관심 없는 것 같다.

▶나라를 일으켜 세우려는 것인가, 주저앉히려는 것인가, 끝장을 내자는 것인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민주 질서가 파괴되든지, 사회가 무너져도, 나만 좋고 잘된다면 만사형통이다. 양심이 썩든지 인간성이 말살되든 말든지, 상대를 죽이고 이기기 위해 못 할 짓이 없다.

▶아집·독선으로 입에 거품을 물고 눈에 핏발을 세우며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키기 일쑤다. 가짜뉴스·궤변·방탄 국회 등을 보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 달성의 우격다짐도 사양치 않는다. 그야말로 너 죽고 나 살자는 논리만이 존재할 뿐, 너와 내가 함께 잘살자는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오직 공천을 위해 과거에 볼 수 없는 음모·배신이 판치는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