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묘사직소' 남명 조식 상소문 알기쉽게 번역 출간

뜻있는도서출판, 원문 해석·전고 출전 친절한 전달

2023-03-14     박성민
바른 말이 사라진 시대, 서슬 푸른 칼날으로 비유되는 남명 조식의 직언을 읽기 쉽게 옮긴 책이 나왔다.

뜻있는도서출판은 ‘을묘사직소, 조선을 움직인 한 편의 상소’를 출간했다고 9일 밝혔다.

남명 조식의 ‘을묘사직소’는 조선의 유학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지금까지도 이 상소는 조선의 상소 중 첫손가락에 꼽힐 만큼 유명하다. 그러나 요즘의 우리들 중 을묘사직소 전문을 직접 읽은 사람은 거의 없다. 무엇보다도 이 상소문을 읽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말은 알쏭달쏭하고 뜻은 어렴풋하다. 한문 원문은 말할 것도 없고 한글 번역문조차 읽기 힘들다.

한문으로 쓰인 글은 많은 전고를 포함한다. 전고란 경전이나 역사책에 나오는 사건과 인물, 과거의 제도나 관습 등을 말한다. 전해 오는 성현의 말씀이나 옛날의 사실 이야기를 근거로 삼아 현재의 일을 말하고 자신의 뜻을 펼치고자 한 것이다. 그런데 엄격한 관행을 따르는 상소문은 좀 더 많은 전고를 사용한다. 임금에게 아뢰는 상소문에는 조금이라도 사실과 다른 부분은 있을 수 없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전고의 의미를 알지 못하면 을묘사직소의 기본적인 문맥조차 파악하기 힘들다.

이 책에서는 현재의 독자가 을묘사직소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글자 한 글자 가능한 한 자세하게 풀이한다. 전고의 출전은 물론, 때에 따라서는 원문의 일부까지 인용해 소개한다.

을묘사직소는 땅에 발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 유학자 조식의 학문을 담고 있다. 백성의 고통을 생각하며 통곡하던 선비 조식의 애탄 절규를 들려 준다. 대장부 조식의 높고 굳센 기상을 보여준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조식의 모습을 현재의 독자들에게도 생동감있게 전달한다.

조식 지음. 이상영 옮김. 132쪽. 1만원.

박성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