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이간계·반간계’

2023-03-28     경남일보
내년 4·10 총선을 겨냥, 여야의 소모적인 대결로 정쟁이 계속되자 국민의 우려와 좌절감이 깊어가고 있다. 여야가 겉은 민생을 외치지만 국정의 혼돈, 난맥상에 대한 자기반성적 태도는 추호도 찾아보기 힘들다. 대화, 타협이라는 상생(相生)의 논리는 실종되고 상극(相剋)적인 논리만 판을 치는 ‘4류 정치 형국’이다.

▶상대당을 공격할 건수만 생기면 폭격을 퍼붓는 데에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과장, 왜곡은 기본이고 심지어 가짜뉴스까지 만들어내고야 만다. 책임을 지는 법은 없다. 부도덕하고 기만적인 공격을 할수록 자기 진영에선 더 큰 박수를 받는다. 질주하는 폭주 열차 같다.

▶많은 국민들은 정치권 대해 조마조마하게 가슴을 졸이고 있다. 안전핀이 빠진 수류탄처럼 정국의 뇌관이 언제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대표 분노유발자가 됐다. 위안을 주지는 못할망정 걱정은 끼치지 말아야 한다. 국민이 걱정해야 하는 정치를 끝내야 한다. 경제, 안보 위기 상황은 눈앞이 캄캄할 정도다. ‘팬덤 정치’로 협치가 실종된 정치의 복원이 시급하다.

▶‘대한민국에 과연 정치가 존재하는가’. 최근 파국으로 치닫는 정치권을 두고 국민들의 한탄이 많다. 손자병법의 용간(用間)편의 전쟁에서 적을 쓰러뜨리는 가장 좋은 계책으로 강한 적을 분열시켜 자기들끼리 싸우게 하여 자멸로 이끄는 방법인 ‘이간계(離間計)·반간계(反間計)’가 판을 치고 있다.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