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단위농협 130억대 부당대출, 부실감사도 한 몫

경남농협 5년 지나 문제 발견

2023-03-29     박준언
속보=김해 한 단위농협에서 130억원대의 부당 대출이 일어났지만 이를 관리 감독하는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일보 29일자 4면 보도)통상 2년마다 이뤄지는 정기 감사를 비롯해 자체 감사도 있지만, 농협 경남본부는 사건이 일어난 지 5년이 지나고서야 문제를 발견했다.

29일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2021년 4월 말 이번 사건이 일어난 농협에 대해 5일간 감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고가 감정이 이뤄진 것을 확인해 징계 등 처분을 결정하는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에 감사 결과를 전달했다.

하지만 조합감사위원회는 해당 문제에 대해 경찰이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징계 등 조처할 것을 알리는 어떠한 통보도 하지 않았다. 이번 부당 대출 사건은 2014년부터 2016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문제를 발견한 2021년에는 이미 부당 대출 금액이 대부분 부실 채권이 돼 피해 금액이 커진 뒤였다.

2017년 10월에는 한 제보자의 민원으로 농협 경남본부에서 감사관이 내용을 살폈지만, 자체적으로 처리하라는 말만 전해 공식적인 결과 통지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경남본부 관계자는 “감사라는 게 농협 운영의 모든 것을 확인하지 않는다”며 “거액의 대출이 연이어 발생하는 등 회계에 문제가 있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데 이번 사건은 건별로 비교적 적은 금액이 대출이나 그동안 발견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조합원들은 농협 경남본부의 안일한 관리, 감독이 화를 키웠다고 주장한다. 한 조합원은 “2017년 10월 감사가 내려와 부당 대출 관련 자료를 달라고 해 정리해서 전달했다. 하지만 내부에서 잘 처리하라는 식으로 끝내 유야무야됐다”며 “그때 상급 기관에서 명확히 처분을 내리든 정리해줬으면 피해가 이렇게 커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