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17년 만에 바뀌는 거제시 브랜드슬로건

2023-03-30     배창일


2020년 기준 우리나라에는 17개 광역자치단체와 226개 기초자치단체가 있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것은 1991년, 지방선거를 통해 자치단체장을 뽑기 시작한 것은 1995년부터다.

지방자치가 부활하면서 각 지자체는 그 지역만의 고유성 확립, 주민들의 자긍심과 애향심 고취,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이유로 C.I(City Identity) 개발에 몰두했다. 그 결과 경기도 부천시를 시작으로 현재 전국 모든 지자체가 지역을 대표하는 C.I를 구축하고 있다.

지자체는 C.I를 통해 정책의 통일성 유지, 지역 경쟁력 확보, 공공서비스 차별화, 지역문화 확립, 도시환경 개선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관심과 기대감 조성, 지역 미래비전 제시, 기업 투자유치 활성화 등의 긍정적 이미지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시각 이미지 통합으로 타 지역과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시각적 기호화를 통해 지역 인지도와 관심도를 높이는 것이 지자체 C.I라고 말할 수 있다.

도시슬로건도 지자체 브랜딩의 중심 축 중 하나다. 도시슬로건은 지역 발전 방향을 강조하고, 목표와 목적 지향성을 지닌다. 당연히 도시 발전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다.

지자체 C.I가 지역민을 핵심 타깃으로 하는 반면, 도시슬로건은 해당 지역을 바라보는 외부인을 목표 타깃으로 삼는다. 지자체 C.I가 공식적인 매체를 중심으로 한다면, 도시슬로건은 홍보나 이벤트가 중심이다.

거제시에도 2007년 지정 이후 17년 동안 사용해 온 ‘블루시티 거제’라는 브랜드슬로건이 있다. 현재 시는 이 브랜드슬로건을 변경하기 위한 시민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정책 슬로건은 쉽게 바뀔 수 있다. 이는 자치단체장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랜드 슬로건은 다르다. 지역이 가진 특성을 브랜드 관점에서 잘 파악하고,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창조적이며 감각적인 면을 부각해야 한다.

거제시가 진행하고 있는 17년 만의 브랜드 슬로건 변경 작업은 자치단체장이 지향하는 바를 넘어서야 한다.

거제를 하나의 상품으로 규정한다면 새로운 거제시의 브랜드슬로건에는 거제를 어떤 서비스로 규정할 것인지, 거제의 무엇을 알릴 것인지, 누구에게 거제라는 제품을 판매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