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양두구육 정치인·정당

이수기·논설위원

2023-04-18     경남일보
한때 정치권에서 회자 된 고사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 즉, “양의 머리를 걸어두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이다. 겉모습은 훌륭해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그렇치 못하다는 뜻으로도 많이 쓰였다.

▶정치는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진정성 있는 행동은 잘 보이지 않는다. 정치인들이 외치는 정치개혁이 국민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는 이유는 언행일치 정치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국회의 꼼수 탈당·입법속도전·가짜뉴스·돈 봉투 게이트·궤변·막말 등을 보면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가치 앞에서 국민이 주인인 위대한 정치를 바라는 것은 너무 과분한 소망인 것일까.

▶말로는 공정, 정의, 평등을 내세우면서 자기 편의 불공정과 편파에는 눈을 감았다. 여론의 비판과 따가운 눈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노골적으로 꼼수로 자기 편의 잇속만 악착같이 챙기는 내로남불의 뻔뻔한 이기주의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정당과 정치인은 정정당당하고 거짓이 없어야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신뢰를 얻지 못하는 정치인은 식물 정치인이나 다름없다. 정책은 없고 정쟁만 난무하는 정치문화 속에서 국민의 삶은 더 위태로워지고 있다. 국민들이 주인이 되는 정치문화로 바꾸려면 시대정신을 읽는 정치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치문화에 진정한 사상이 있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