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김성복 8번째 개인전 30일까지…진주 남가람박물관

2023-04-26     백지영
캔버스를 대신한 오동나무를 거침없이 가로지르는 선들의 향연. 마치 판화인 양 수많은 골을 품은 화폭 위로 내려앉은 색색의 아크릴.

구상과 비구상의 경계에 선 ‘반구상’을 추구해 온 서양화가 김성복이 오는 30일까지 진주 남가람박물관에서 8번째 개인전에 나선다.

이번 초대전에서 작가는 가로 폭이 2.4m에 달하는 대형 작품부터 소품까지 다양한 크기의 서양화 30여 점을 선보인다.

‘脫(벗어난 탈)-자연’ 연작들로, 자연의 본질을 해체하고 벗어나 재구성한 작품들이다.

캔버스 대신 얇은 오동나무 판재에 원하는 형상의 테두리를 파낸 뒤 움푹 들어간 골과 그를 경계로 나뉜 면들에 아크릴 물감을 칠하는 독특한 방식을 썼다.

작품은 다채로운 색상으로 물들어 있다. 자연에서 가져온 색들로, 원색은 물론 파스텔톤까지 다양한 색의 조화를 꾀했다.

김 작가는 경상국립대 미술교육과 출신으로 현재 한국미술협회 진주지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1990년대 왕성한 작품 활동을 뒤로 하고 20년 이상 미술 교육에 전념했지만 ‘내 그림’을 세상에 내보이고 싶다는 열망은 꺾이지 않았다. 몇 해 전 작품 활동을 재개한 그는 젊었던 그 시절에도 개념이 정립돼 있지 않던 ‘반구상’ 작품 세계에 다시 뛰어들었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독자적인 이야기를 한데 묶는 옴니버스식 구성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며 “그간 작품을 평면으로 작업해 왔는데 앞으로는 입체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