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말이산고분군 출토 유리, 고대 로만글라스

2023-04-26     여선동
함안군과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26일 2021년과 2022년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수습된 고대 유리 용기 조각 2점에 대한 과학적 분석 결과, 고대 서역으로부터 유입된 로만글라스(Roman glass)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라가야 문화권에서 로만글라스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야문화권에서는 합천 옥전고분군 M1호분과 김해 대성동고분군 91호분에 이어 세번째이다.

함안군과 경남연구원이 지난 2021년 발굴조사한 말이산 75호분에서는 5세기 무렵 중국 남조(南朝)에서 제작된 연꽃무늬 청자그릇 1점이 출토됐으며 그 주변에서는 일반적으로 ‘로만글라스’라 칭하는 감청색 유리 조각이 수습됐다.

이와 함께 2022년 말이산고분군 북쪽지역 시굴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유리 조각이 1점 출토된바 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서는 유리의 생산지 확인, 유입 경로를 파악하고자 함안 말이산고분군 출토 유리 조각 2점과 김해 대성동 고분군과 경주 사천왕사지에서 출토된 유리 조각 각 1점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실시했다. 이 결과 로만글라스로 확인됐다. 하지만 기존 분류와는 다른 제3의 범주에 속하는 로만글라스가 존재하였음을 보여준다.

또한 로만글라스 형태의 유리 용기 조각이 함안, 김해 등 영남권역에서만 발견되는 점을 볼 때 제작지와 제작 원료가 다양한 로만글라스가 고대에 한반도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유통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과학적 분석과 연구를 통해 5~6세기 한반도에 유입된 로만글라스에 대한 보다 폭넓고 세밀한 연구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말이산고분군 출토 연꽃무늬 청자그릇과 더불어 아라가야의 대외교역과 교류양상에 대한 조사연구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선동기자 sundong@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