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대통령은 호갱인가

변옥윤 논설위원

2023-05-01     경남일보
언제부턴가 휴대폰 시장에는 ‘호갱’이라는 신조어가 생겨 널리 통용되고 있다. 호구같은 고객이라는 뜻이다. 보험약관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약관과 옵션을 모르고 계약해 금전적 손해를 입고있는 고객을 일컫는 말이다. 요즘은 호갱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주는 컨설팅이 있을 정도다.

▶휴대폰은 상품에 따라 옵션이 천차만별이다. 알뜰폰, 할부원금 지급 제품, 음성 통화 시간, 데이터 사용에 대한 약관과 옵션을 모르면 과다한 요금을 부담할 수도 있다. 특히 옵션의 사용 빈도가 낮은 고령층이 주로 피해자들이다. 이런 고객을 호갱이라 일컫는 것이 아닐까.

▶‘호갱’은 비단 휴대폰뿐만 아니라 이제는 사회 전반에서 다양하게 쓰여지는 신조어가 됐다. 최근에는 윤 대통령의 방일, 방미외교를 두고 야당대표는 “아낌없이 퍼주는 글로벌 호갱외교”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에 대구시장은 “30년동안 미국으로부터 이런 대접을 받아 본적이 있느냐”며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섰다. 좌우에 따라 시각이 극명하다.

▶일본은 우리의 화이트리스트에 곧바로 응답했다. 총리가 G7개최를 앞두고 방한 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G8을 눈앞에 둔 우리로선 국제관계의 격(格)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give and take, case by case, step by step’이 흐름이다. 미국은 언제나 ‘we go together’였다. 호갱은 섣부르다. 긴 호흡으로 바라보고 대처할 일이다. 미래세대를 위하여.
 
변옥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