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간호법 해법은?

2023-05-21     김순철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달 4일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첫 거부권을 행사한 데 이어 취임 이후 2번째 행사다.

▶정부는 간호법 제정이 의료계의 갈등을 확산시키며, 간호조무사에 대한 학력 상한으로 직업 선택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지만, 대한간호협회는 정부가 의사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을 인용하며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의료법에서 간호 관련 내용을 떼어낸 독자적인 법인 간호법에서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조항은 ‘지역사회 간호’라는 문구와 간호조무사의 자격 관련 규정이다. 여기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은 간호사와 관련한 별도의 법 제정 자체가 다른 의료 직역의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의료기관 외에 ‘지역사회’에서 간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 간호사가 의사의 지도 없이 단독으로 개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 문구가 간호사의 개원을 가능케 한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 의료법이 간호사의 단독 개원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간호조무사의 응시 자격의 학력 제한은 독소조항이며 차별적이고 위헌적이라는 것도 논란거리다. 의료계 직역간 자존심 싸움과 여야간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 환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까 우려된다. 여야는 당장 정치권과 정부, 의료계가 참여하는 협상 기구를 만들고, 반드시 원만한 해결방안을 찾야야 한다.
 
김순철·창원총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