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남해안의 불청객 ‘산소부족 물덩어리’는 무엇?

용존산소 3㎎ 이하 물덩어리, 바다생물 질식사 유발 특히 양식장 피해 우려…패류·멍게 수하연 조절 필수

2023-06-06     손인준
남해안에서 ‘여름철의 불청객’으로 불리는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예년보다 일찍 발견되면서 양식업계를 긴장하게 하고 있다.

6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산소부족 물덩어리는 바다 저층에 용존산소가 낮은 수역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을 말하는 용존산소는 계절이나 해역별로 큰 차이는 있지만 보통 남해안의 경우 여름철 표층 바닷물 1ℓ당 8∼12㎎ 이상 측정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산소부족 물덩어리는 1ℓ의 바닷물에 용존산소가 3㎎ 이하로 떨어진다.

용존 산소 3㎎ 이하 물덩어리가 생겨나면 꽃게나 멸치 같은 작은 생물들이 이를 피해 다니고, 2㎎ 이하가 되면 비교적 큰 생물인 민어 등도 회피한다.

1㎎ 아래로 떨어지면 바다 속 지렁이도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된다.

지난해 산소부족 물덩어리 현상이 심할 때는 경남 진해만 저층의 용존산소가 0.4㎎으로 측정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철에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많이 생기는 것은 햇볕으로 인해 표층 수온은 올라가지만, 저층에는 차가운 물이 남아있어 표층과 저층의 바닷물이 잘 섞이지 않기 때문이다.

온도 차이로 인해 중간에 물 섞임을 차단하는 성층이 생기는데, 이에 따라 대기에서 들어오는 산소가 저층으로 전달되지 못해 저층의 산소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올해는 특히 일찌감치 이상고온이 발생하면서 평년보다 보름 정도 빠른 지난달 말 진해만 등에서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관찰됐다.

이달 초에는 통영 한산만과 북신만에서도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출현했다.

산소부족 물덩어리는 물의 움직임이 잔잔한 곳에서 잘 나타난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나, 해류가 강한 동해에는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잘 생기지 않지만, 섬이 많아 물의 흐름이 잔잔한 남해의 만(灣)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문제는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많이 생기는 곳은 양식장도 많다는 점이다.

양식장도 해류의 흐름이 빠르지 않은 곳에 주로 생겨나다 보니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발생하면 매년 양식생물이 집단 폐사하는 등으로 큰 피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패류는 스스로 이동을 못 해 더 큰 피해를 본다.

수과원은 올여름 본격적으로 수온이 상승하면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저층에서 5∼6m 이상까지 두꺼워지고, 주변 해역으로 발생 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과원 관계자는 “특히 패류와 멍게 양식장의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패류 양식장에서는 수하연(양식생물을 매달아 물속으로 내린 줄) 길이를 짧게 해 용존산소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층에 양식 생물을 두도록 조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손인준기자·일부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