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쩍' 마른 사자, 동물 학대 아닌가요?

김해시청 홈페이지에 한 민간 동물원 사육관리 지적하는 게시물 올라 시에서 보낸 수의사 건강점검 "이상없어"… 코로나 경영난에 대안 고심

2023-06-13     박준언
김해지역 민간 동물원이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6월 들어 김해시청 홈페이지 ‘김해시장에 바란다’에는 김해 유하동에 있는 한 동물원이 최근 사육 동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글을 올린 시민들은 삐쩍 마른 사자, 털깎기를 하지 않아 지저분하고 덥수룩한 양 등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는 동물 사진과 함께 좁고 청소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낡은 열악한 시설에서 동물들이 고통받는다고 지적했다.

이 동물원은 2013년 문을 열었다. 당시는 동물원·수족관의 허가와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동물원 및 수족관에 관한 법률’이 없을 때였다. 이 동물원은 실내외에서 사자, 호랑이, 원숭이 등 30여종 100여마리의 동물을 사육한다.

경남에서 유일한 민간동물원으로 김해시와 인근 창원시를 중심으로 아이들이 딸린 가족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20∼2022년 사이 코로나19로 입장객이 급감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해당 동물원 대표는 “수입으로 동물원 운영이 어려워 10명이던 직원이 4명까지 줄었지만, 동물을 굶긴 적은 없다. 동물을 학대하는 악덕 업주가 아니다”고 밝혔다.

동물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시가 매달 수의사를 보내 이 동물원 동물 건강 상태를 점검했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시는 “이 동물원 시설이 지금의 동물복지 기준과는 맞지 않아 동물 건강을 주기적으로 점검 중이다”며 “동물원 대표에게는 시설 개선이나 폐쇄 등을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동물원 측은 시설은 다른 지역으로 옮기거나 또는 보유 동물을 다른 동물원에 분양하는 방안 등의 대안도 마련 중이다. 이를 위해 동물원 A 대표는 이전을 전제로 투자자 모집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동물 복지 차원에서 오는 12월부터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요건이 맞으면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기존 등록제에서 심사가 엄격한 허가제로 변경한다.

박준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