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소금

변옥윤 논설위원

2023-06-19     경남일보
소금은 고대국가의 중요한 통치수단이었다. 로마제국은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할 정도로 거미줄 고속도로(?)를 개설, 물산을 로마로 집중시켜 부귀영화를 누렸다. 그 중 하나가 ‘살사리아 가도’라는 ‘소금 길’이었다. 소금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당나라의 멸망은 소금을 밀매해 부를 축적한 황소가 장사성과 규합, 일으킨 ‘황소의 난’에서 비롯됐다. 황소는 소금돈을 무기로 ‘무림의 고수’들을 규합, 장안성을 중심으로 한 국가를 선언, 당나라와 맞섰다. 관리들이 소금으로 부패하고 백성들을 괴롭히자 그는 소금돈으로 민심을 샀던 것이다. 밀무역이 성행한 것도 관리들의 소금을 둘러싼 부패가 원인이었던 것이다.

▶소금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방류를 둘러싼 괴담이 원인이다. 소비자원이 ‘피해주의보’를 내렸다. 중간상인들의 농간으로 값이 3배나 뛰었다는 보도도 있다. 대형마트에는 소금를 사려는 서민들이 줄을 잇지만 품귀 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천일염 생산자협회는 소금품귀에 선을 긋는다. 7월부터 품질이 좋은 햇소금이 줄하되니 조금만 기다려라고 주문한다. 공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단언한다. 소금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적은 없다며 광우병에 버금가는 괴담에 현혹되지 말라고도 한다. 소금으로 돈을 벌려는 중간상인들만 배불리는 현상을 경계하고 나선 것이다. 괴담으로 혼란을 야기한 부류나 이 틈을 악용, 잇속을 챙기는 중간상들이나 용서받지 못할 부류들이다. 변옥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