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초복(初伏)

정영효 논설위원

2023-07-10     경남일보
1년 중에 가장 더운 기간을 삼복(三伏)이라고 한다. 오늘(11일)이 삼복 중 첫째 복날이다. 여름 무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다. 삼복은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초복과 중복은 10일 간격으로, 중복과 말복은 20일 간격으로 온다.

▶올해 초복은 예년에 비해 5일 정도 빨리 왔다. 그럼에도 이상기후 탓으로 예년과 마찬가지로 무덥다. 장맛비에 다소 더위가 식었다 하나 연일 폭염이다. 게다가 장마까지 덮친 탓인지 날씨 마저 흐리고, 우중충하며, 습하다. 습도가 매우 높은데다가 무더위까지 겹치니 불쾌지수도 매우 높다. 올해에도 서민들이 삼복 더위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복날이 되면 우리의 선조들은 무더위를 지혜롭게 이겨냈다. 부채를 만들어 부치거나, 죽부인을 안고 잠을 잤고, 삼베옷을 입거나, 목욕을 하며 무더위를 견뎌냈다. 그리고 개장국이나 삼계탕, 장어 등 보양식을 먹었다. 복날 더위에 친자연하며, 육류나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음으로써 지친 몸을 보양함으로써 더위를 물리쳤던 것이다.

▶지금은 고물가 시대다. 장기적인 경기침체 속에 전기세, 수도료, 식품비 등 월급 빼고 모든 것이 올랐다. 서민의 삶이 더 어렵다. 이런 와중에 초복을 맞았다. 삼복 기간에 무더위를 어떻게 견뎌야 할까 걱정이 앞선다. 올해도 선조들이 했던 지혜로 무더위를 이겨내자. 정영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