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선비정신

이수기 논설위원

2023-07-25     경남일보
우리는 신라 등 삼국시대 때부터 내려오는 조상들의 혼이 담긴 선비정신 문화가 있다. 하나 요즘 선비정신이란 말이 어디로 갔는지 눈에 뜨이지 않고 있다. 인간의 본능과 물질을 최고 가치로 인정하는 현대에 와서 선비정신이란 명함을 내놓게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조선 519년의 정치사를 보면 선비정신은 우리 민족혼의 뿌리라 할 정도로 그 정신 자체가 대단했다. 조정 대신들의 선비정신 기개는 절대 권력자인 임금의 정치독주를 좌시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죽음을 무릅쓰고 임금께 상소, 간언을 올려 잘못된 것을 바로 잡기도 했다. 간언, 상소로 인해 관직을 삭탈당하거나 귀양살이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 옛날 선조들이 가졌던 선비정신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고, 정치인들은 특히 그렇다. 오직 자신의 출세, 명예만을 쫓는 동물적 감각을 지닌 정치인들이 많다. 내년 4월 10일 총선에 출마, 국회의원이 되겠다면서 상대의 결점을 들추어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과연 그들에게 선비정신이 있는지 묻고 싶다

▶초야의 무명 선비조차 나라가 위기가 닥치면 책 대신 무기를 들고 과감히 의병이나 독립투사가 되어 기꺼이 나라를 위해 싸워왔다. 현대에 들어서는 권세와 이익을 위해 자신의 신념과 세계관을 저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강자에게만 따스한 가슴을 열어 보이는 반면, 약자에게는 무관심한 정치인들이 있다.
 
이수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