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기 맞은 소아응급체계에 대한 경남도 조치

2023-08-10     경남일보
소아환자응급체계가 위기다. 기존 소아과 병·의원들이 간판을 떼고 피부·성형 등 다른 과 병·의원으로 전환하거나 폐원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소아과 진료가 붕괴 사태를 맞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탓에 소아과에는 미래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소아과 전공의 기피 현상으로 이어진다. 악순환이 거듭한다.

이는 전국의 모든 소아과 병·의원들이 겪고 있다. 특히 소아과 병·의원과 인력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탓에 지방의 소아과 붕괴 상황이 더 심하다. 경남도 예외가 아니다. 경남에는 소아환자를 진료할 소아과 병·의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인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 소아응급환자가 집중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경남에 소아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런 상황에서 경남도가 응급의료기관의 소아응급환자 24시간 진료체계 구축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에 나선 것은 매우 적절한 조치다. 경남도는 소아중증응급환자를 최종 치료하는 기관인 양산부산대병원에는 치료 집중을 위한 운영비를 지원키로 했다. 경상국립대병원, 창원경상국립대병원, 삼성창원병원에는 전문의를 추가로 채용할 수 있도록 인건비를 지원키로 했다. 또 평일 야간과 토·일요일, 공휴일에 응급실에 가지 않고도 소아 경증환자가 외래 진료를 비롯한 의료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달빛어린이병원’ 운영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 조치들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부족 상황을 해소하고, 소아응급 환자의 분산으로 소아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는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조치가 더 빨리 취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경남도의 이같은 조치는 우선 급한 소아 응급 의료 공백을 메꿀 긴급 대책일 뿐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다. 소아과 붕괴는 진료 강도는 높고, 부모들의 항의가 심한 데다, 자칫하면 소송 걸리고, 이에 따른 경제 보상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에서 해법을 찾기 쉽지 않다. 그렇지만 진료 수가를 높이고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등 근본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