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니 더 즐겁다” 승패를 잊은 유쾌한 현장

2023-09-06     백지영
“우리 광주지역 장애인들에게 진주 문산실내체육관은 매년 탁구 대회 참석차 방문해 친숙한 곳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공연부터 유쾌한 놀이까지 열리니 분위기가 색다르네요.”

‘2023 영·호남 장애인과 자원봉사자 하나되는 어울림 체육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5대의 차량에 나눠타고 진주를 찾은 광주 지역 참석자들은 이날 행사 현장이 익숙한 모습이었다.

본행사에 앞서 야외천막에서 뷔페식 식사를 즐긴 참석자들은 낯선 기색 없이 현장을 누볐다.

체육관 앞에 마련된 ‘하모 목걸이 만들기’, ‘하모 비누 만들기’, ‘하모 팔찌 만들기’ 체험 천막에는 장애인 활동 지원센터 단위로 색다른 기념품을 만들어 보기 위한 행렬이 이어졌다.

센터 봉사자·이용자들과 함께 체험장을 찾은 정우석(진주·23) 씨는 진주 모양의 구슬을 하나하나 꿰어 만든 팔찌와 직접 색칠한 목재 하모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를 착용한 채 흡족한 미소를 띠었다.

정 씨는 “이렇게 팔찌와 목걸이를 만들어 본 적은 처음”이라며 “자주 끼고 다닐 것 같다”고 말했다.

 
전동 휠체어에 탑승해 슈퍼마켓에서 쓸 법한 바구니를 무릎에 올린 채 체육관을 누빈 강백호(진주·46) 씨는 특별한 친구와 함께 화합의 행사를 찾았다.

바구니에 4살 반려견 치와와 ‘쪼꼬’를 태우고 현장을 살펴보던 강 씨는 “행사에 앞서 야외 뷔페 식사를 맛있게 먹고 안으로 들어왔다. 이런 자리가 마련돼 정말 좋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각종 내빈 축사와 장학금 전달식, 공연, 경품 추첨에 이어 다채로운 체육 대회로 꾸며졌다.

영·호남 구분 없이 청팀과 홍팀으로 나눠 운동회 날을 연상케 하는 대형 풍선을 굴리는 ‘지구를 굴려라’를 비롯해 △미션 복불복 △에어봉 릴레이 △바람 특공대 △청·홍판 뒤집기 △고리 던지기 △슛 골인 등 종목이 이어졌다.

남녀노소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유쾌한 게임에 승패와 관계없이 참가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자신의 팀이 승리하자 환호하고, 패배해도 승리 팀에 한껏 축하의 박수를 보내는 모습이었다.

 
체육 대회에 앞서 진행된 빈예서 양의 트로트 공연과 외다리 비보이 김완혁 씨 등으로 구성된 부블리검퍼스 팀의 비보이·비트박스 공연에는 흥을 이기지 못하고 빈 곳으로 나와 춤을 추는 이들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의족을 착용한 채 비보이 동작을 선보이던 김완혁 씨가 의족을 떼어내고, 한 다리만으로 멋진 동작을 연이어 선보이자 객석에서 연신 감탄이 흘러나왔다.

 
휠체어에 앉아 공연을 감상하던 최종옥(광주·72) 씨는 “광주에서 열렸던 3년 전 행사는 개최 사실을 알지 못해 미처 참석하지 못했다”며 “이번 행사를 처음 찾았는데 화합 차원에서 참 좋은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고영진 본보 대표이사 회장과 김선남 전남매일 대표, 조규일 진주시장, 김진부 경남도의회 의장, 정재욱 경남도의원, 강묘영·박미경·백승흥·황진선·정용학·박재식 진주시의원 등도 참석해 화합의 장을 응원했다.

김언희 진주시여성단체협의회장, 옥명식 진주시장애인총연합회장, 박철수 진주장애인복지시설협회장, 김현덕 한국곰두리봉사회 중앙회장, 박용구 한국곰두리봉사회 광주시지부회장, 진건 광주장애인총연합회 이사 등도 현장에서 힘을 보탰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