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가사적 진주성 관리 이래도 되나

2023-09-13     경남일보
국가사적지 진주성이 수년 째 배드민턴 동호회 체육시설물로 사용되고 있어도 진주시는 모르고 있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경남일보 보도(9월 13일자)에 따르면 진주성 내 영남포정사 인근 공터가 최소 6년 이상 배드민턴 동호회 체육시설로 무단 사용돼 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공터 바닥에는 파란색 줄의 코트라인과 네트가 설치돼 있었고, 벤치 아래에는 철로 만들어진 수납공간까지 만들어져 배드민턴 네트를 보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동호회 회원들은 평일 오전 6시 30분께부터 1시간가량 무단으로 체육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올 초에는 진주성 내에 공개적으로 현수막을 불법으로 설치해 동호회 신입 유치활동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사적 진주성을 전용 체육시설물 쯤으로 여기며 공개적인 회원 유치활동까지 했다니 말문이 막힌다.

문제는 호국정신이 깃들어 있는 국가사적 진주성을 관리하는 진주시 당국이 수년 동안 무단 체육시설로 이용되고 있어도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알고도 묵인 해 준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몰랐다면 더 큰 문제다. 진주성 관리를 아예 하지 않았다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진주성 사용은 진주성관리운영조례에 따라 국립진주박물관 앞 야외공연장에 한하고 있다. 이에 진주시는 설치된 시설물 철거를 요청하고 체육활동 금지를 검토한다지만 사후약방문격이다.

진주시가 이러고도 지난 해 2월 진주성을 비롯해 낙안읍성, 해미읍성 등 전국 ‘읍성(邑城)’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공동등재하는 작업을 추진했는지 묻고 싶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당시 순천시 주관으로 화상회의를 갖고 “한국읍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를 위한 읍성도시협의회 구성, 읍성 공동 연구와 보존 활용방안, 다양한 문화콘텐츠 개발 등 향후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면서 “읍성 도시 간 업무협의와 교류협력을 통해 소중한 삶과 문화유산인 진주성 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어서다. 진주성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문화유산인 만큼 잘 보존해서 후손에게 물려줄 의무가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