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해양도시 창원의 정어리 떼 폐사

2023-10-16     경남일보
지난해에 이어 해양도시 창원에 또다시 정어리 떼가 집단 폐사해 시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것도 마산만의 누리공원 앞바다에서 발생, 해양도시라는 이미지가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시장이 직접 나서 조속한 수거를 독려, 45t의 정어리 사체를 수거하는 한편 관련기관에 시료를 보내 원인규명에 나서고 있지만 마산만을 바라보는 각계의 시각은 과거 죽음의 바다로 변했던 어두웠는 시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에도 200t의 정어리 사체를 수거한 적이 있는데다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명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은 터여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높아만 가고 있다.

왜 하필 해양도시를 표방하는 마산만에서 정어리가 떼죽음을 당했느냐는 사실은 해양도시라는 창원시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알다시피 정어리는 회유성 어종이다. 집단을 이뤄 회유하는 특성 때문에 집단폐사의 원인도 수질과 연관이 클 것이라는 마산만의 수질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간과해선 안된다. 만약 집단폐사의 원인이 오염된 수질 때문이라면 창원의 해양도시라는 정체성에 치명적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창원의 마산만은 한 때 산업화의 물결로 죽음의 바다로 변한 적이 있다. 창원공단과 수출자유지역, 한일합섬 등 규모가 큰 오염원의 정제되지 않은 폐수가 마산만을 죽음의 바다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악취가 풍길 정도의 오염된 바다가 다시 숨쉬게 되고 마침내 해양도시라는 정체성을 갖게 된 마산앞바다 정어리 집단폐사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창원시는 원인규명에 최선을 다해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숨김없이 명명백백하게 밝혀 해양도시의 명예를 되찾고 이미 구축한 인프라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창원시는 모든 행정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해양관광도시의 면모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동력은 정어리 떼의 집단폐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