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미술관 ‘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전 27일부터

조선후기~동시대 한국미술 주요작 80여점 전시…내년 2월 25일까지

2023-10-24     백지영
조선 후기부터 항일 투쟁기, 한국 전쟁을 거쳐 오늘날까지 시대별 예술가들의 눈에 비친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한국미술사를 살펴보는 전시가 펼쳐진다.

경남도립미술관은 한국미술에 기록된 ‘평범한 사람’과 그 ‘일상’에 주목하는 전시 ‘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를 오는 27일부터 내년 2월 25일까지 개최한다.

조선 후기에서 동시대까지 한국 역사 속 시대적 상황과 함께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과 삶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살펴보고, 한국미술사의 다채로운 변화도 한눈에 조망하는 전시다. 국공립미술관·사립미술관과 작가 유족, 개인 소장가들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이뤄졌다.

전시는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거장들과 영남권 근현대·동시대 작가들을 대거 포함시켜 한국 미술의 지형도를 새롭게 바라보고자 했다. 조선 후기 작품과 한국 근현대 주요 작품, 그리고 동시 대미술을 한 눈에 조망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전시 구성은 연대별 분류가 아닌, 전시의 주제와 작품의 맥락과 내용을 바탕으로 꾸려진다. 병풍 옆으로 1960년대와 1930년대, 그리고 올해 제작된 작품을 거는 식이다. ‘보통 사람들’이라는 명확한 주제를 바탕으로 각 시대의 작품을 비교해가며 감상하라는 취지다. 제작 시기가 100년의 이상 차이나는 작품들간 차이를 발견하다가도, 어떤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전시에서 눈에 띄는 점은 더 넓은 의미의 ‘보통 사람들’을 담아내기 위한 시도다.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 등 다양한 눈높이를 가진 사람들이 작품을 볼 수 있도록 구성하는 한편, 장애인을 위한 전시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전시에서는 채용신, 나혜석, 박수근, 이중섭, 권진규, 전혁림, 양달석, 오윤, 이쾌대 등 작가 32명의 작품 80여 점을 펼쳐보인다.

주어진 시대와 삶을 견디며 때로는 시대적 과업처럼 사람들과 일상을 기록하고, 때로는 지나온 역사를 새롭게 증언하며, 또 현재를 기록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전시 제목처럼 ‘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를 마주할 수 있다.

윤두서의 ‘나물 캐는 여인’ 외 2점과 정선의 ‘백천교’ 외 2점, 김홍도의 ‘윷놀이’ 외 2점 등 조선 후기 풍속화와 실경 산수화를 영상 작품으로 선보이는 점도 눈에 띈다.

박금숙 경남도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다양한 계층의 도민이 수준 높은 작품을 쉽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면서 기획하게 됐다”며 “많은 도민이 미술관을 찾고, 미술로 사유하며 일상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