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생태탕

변옥윤 논설위원

2023-11-16     경남일보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생태탕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뜨끈한 국물에 담백한 생태의 맛은 비길 바 없는 겨울음식의 압권이다. 요즘은 값비싼 생태보다는 동태탕이 대세지만 아무튼 명태가 주 식자재다. 쌀뜨물을 육수로 사용하면 감칠맛과 시원함이 배가된다고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선거에서 생태탕 때문에 큰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그가 소유한 부동산과 관련 의혹을 제기한 상대 후보에 유리한 증언을 한 목격자가 나서 오 후보가 관련자와 함께 생태탕을 먹었다는 것이었다. 언론이 대서특필했고, 특히 KBS가 앞장을 섰다. 식당주인과 그 아들이 증인으로 나서 인터뷰까지 했으니 선거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한다.

▶최근 부임한 KBS 사장이 생태탕 보도가 편파, 허위보도였음을 자인하고 사과했다. 스스로 4건의 대표적 사례를 밝히고 앞으로 공정보도를 다짐했다. 오 시장의 반응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면서도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오 시장에겐 동태탕은 쓴맛이었다.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상대방 흠집내기가 고개를 들고 있다. 아니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막말과 욕설, 비속어가 난무해 정치판을 후지게 하고 있다. 지난 시절, 이회창 후보의 병역비리와 윤 대통령이 대장동 몸통이라는 허위보도는 대세를 흔든 위력이었다. 일부 언론이 이같은 허위보도에 앞장선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생태탕은 아무런 죄가 없다. 변옥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