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의 성소수자 축제, 큰 충돌 없이 마무리

창원서 ‘경남퀴어문화축제’ 개최 참석자 “성소수자 존재 알리고파” 무지개 깃발 휘날리며 거리 행진 종교 단체 등 인근서 반대 집회

2023-11-26     이은수
4년만에 창원에서 열린 성소수자를 대변하는 퀴어축제 행사가 반대측과 큰 충돌없이 마무리됐다.

성 소수자(LGBT,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인권을 알리는 제3회 경남퀴어문화축제가 4년만에 경남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주최로 창원시 성산구 롯데마트맥스 옆 중앙대로에서 열렸다.

퀴어축제는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에는 온라인에서 개최됐고, 2021년과 2022년에는 중단됐다.

행사에는 주한캐나다대사관을 포함한 20개 부스가 참여해 각각 성 소수자를 홍보하는 물품을 판매·배부했다.

주한캐나다대사관은 무지개색 단풍 모양의 그림이 그려진 마스크 100여개를 참가자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축제 참가자들은 무지개무늬 머리띠를 착용하기도 했으며, 행사장 인근에는 성 소수자를 뜻하는 무지개 깃발이 곳곳에 휘날렸다.

참석자들은 “퀴어문화축제를 통해 ‘성 소수자들이 사회 어디에나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부스에서 페이스페인팅을 받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 행사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성산구 창원광장과 상남분수광장 등을 거쳐 다시 행사장으로 돌아오는 2.7㎞ 구간을 1시간 30분가량 행진하며 성 소수자 존재를 알렸다.

경남기독교총연합회와 바른가치수호경남도민연합 등 기독교·보수단체는 이날 퀴어문화축제 행사장과 가까운 성산아트홀과 창원시청 인근 도로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퀴어 반대 연합 집회’ 참가자들은 손팻말을 들고 퀴어 축제와 동성애 반대 구호를 외쳤다.

반대 집회 한 참가자는 “아들이 학교에서 동성애자를 무조건 존중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았다”며 “성 소수자에 대한 지지는 개인의 가치 판단에 따른 문제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이번 축제가 어린아이들에게 동성애와 관련된 잘못된 인식을 심어 줄까 두렵다”며 반대 집회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퀴어문화축제에 200명, 반대 종교·단체집회에 15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경찰은 이날 충돌에 대비해 축제 행사장과 반대 집회 장소 인근에 안전 펜스를 설치하고 1000여명을 배치했다.

퀴어문화축제 인근에서는 기독교인이 피켓이나 현수막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