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활력 잃은 어촌마을에 꽃향기가 퍼진다

통영 한산면 대고포 마을 어촌 신활력 증진 사업 추진 ‘할매꽃 피는 마을’로 유명세

2023-12-05     김세은 대학생기자
바다를 찾는 청년은 많아도, 어촌을 찾는 청년은 드물다. 어업의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인해 어촌이 황폐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어촌지역 491개 읍·면·동 중 353개(약 71.8%)가 소멸 위험 지역에 해당하면서 어촌소멸이 현실로 다가왔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어촌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어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올해부터 5년간 총 3조원을 투자해 ‘어촌 신활력 증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경남에서는 창원, 통영, 사천, 거제 등 15곳의 어촌이 선정됐는데 그중에서도 통영시 한산면 대고포 마을은 용초항 어촌 신활력 증진 사업 덕분에 마을에 꽃이 피고 있다.

통영시 한산면 대고포 마을은 한산도의 농어촌 마을로 주민의 8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마을이다. 작은 마을이지만 ‘할매꽃 피는 마을’ 프로그램으로 타 지자체, 단체 등의 방문객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한산도 제승당 관광 이후 대고포 마을 회관에서 즐길 수 있는 ‘시골밥상’과 ‘꽃차’, 그리고 마을 내부의 ‘꽃밭 탐방’을 포함한다.

처음에는 링커 조직의 설득으로 마을의 유휴지에 꽃을 하나둘씩 가꾼 것이 ‘할매꽃 피는 마을’의 시작이었다. 지난해 1월 통영의 청년 농부가 대고포 마을의 할머니들에게 직접 원예 교육을 진행했고, 그 결과 대고포 마을 내에 4곳의 식물 연구소가 생겨났다. 현재는 서양식 정원과 동양식 정원으로 구성된 9가지 테마정원을 즐길 수 있다. 마을 할머니들은 꽃을 피우는 보람을 느끼며 인생의 제2막을 즐기고 있다.

‘할매꽃 피는 마을’ 기획자 박성진씨는 해당 프로그램이 완성되기까지 지역 청년들의 도움이 컸다고 밝혔다. 올해 초 대고포 마을을 방문한 경상국립대 해양대학 학생들은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청년들의 의견을 반영해 마을 정원에는 각 꽃밭의 이름이 적힌 간판을 만들었고, 꽃차를 마시고 난 뒤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할머니들이 심은 꽃 모종을 가지고 갈 수 있게끔 상품화했다. 그 후 방문한 한산도 초등학교 학생들이 그린 그림으로 꽃차의 상표를 제작하기도 했다.

박성진씨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세련미가 필요한데 젊은 친구들이 와서 같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니 마을 어른들이 흔쾌히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며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가 덧붙여진 좋은 기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학생들의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자세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산학협력의 기회가 많아진다면 대고포 마을처럼 지속 가능한 어촌 마을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대고포 마을은 2024년 경남지역특화사업 사업비 9000만원을 확보했다. 마을 카페 조성과 꽃밭 확장을 통해 본격적으로 더 많은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김세은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