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악순환(惡循環)

정영효 논설위원

2023-12-17     경남일보
나쁜 현상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면서 상황이 갈수록 더 악화되는 상태를 악순환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정치, 경제, 사회 등 전반적인 모든 상황들이 갈수록 악화되는 악순환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한국은 끝났다’하는 ‘피크 코리아론’까지 나오고 있다. 악순환을 가져오는 여러 요인 중 가장 큰 요인은 저출산에 따른 급격한 인구 감소다.

▶통계청이 지난 14일 ‘장래인구추계 2022~2027년’을 발표했다. 세계 최저의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올해 0.7명선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보다 올해 더 하락한 것이다. 더 충격스런 것은 합계출산율이 계속 더 하락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상황 악순환을 감안한 저위 추계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이 2024년 0.70명, 2025년 0.65명, 2026년에 0.59명으로 하락한다는 것이다. 2026년에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추정됐지만, 그 수준은 극히 미미하다. 2027년 0.61명, 2032년 0.70명, 2050년에도 0.82명에 머물 것이 예상됐다.

▶이대로 진행되면 총인구는 2041년 4000만명대, 2060년대 3000만명대, 100년 후인 2122년에는 1800만명대로 쪼그라들게 된다. 이럴 경우 우리나라는 50년 이후에는 0~14세 유소년 인구는 6% 선으로 쪼그라들고,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50%에 육박하는 극단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저출산의 악순환은 저성장만 가져오게 하는 것이 아니다. 지구상에서 대한민국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정영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