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거가대교 고속국도 승격 시급

2023-12-26     경남일보
전국에서 가장 비싼 도로라는 오명이 붙은 거가대교 통행료가 내년 2월 1일부터 거제시민을 대상으로 출퇴근 시간에 한해 20% 할인된다. 출퇴근 시간대는 평일 오전 7~9시, 오후 5~8시다. 거제시민은 소형차 통행료 1만원 기준 2000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거제시의 거가대교 통행료 지원조례가 통과됨에 따라 거제시청과 면·동주민센터나 누리집(홈페이지)을 통해 사전 신청하고, 통행 정보 확인 후 개인별 계좌로 환급하는 방식으로 거제시가 전액 지원한다..

거가대교 통행료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 할인 혜택을 준다 해도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장밋빛 청사진으로 시작된 민자사업이 개통 때부터 통행요금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며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았다. 통행료가 턱없이 높은 것은 누가 보더라도 형평성에 어긋난다. 거제~부산을 오가는 시민의 효용을 증가시켰지만, 높은 통행료라는 숙제를 남기고 있다. 혹자는 길이가 두 배인 인천대교보다 통행료가 더 높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한다.

거제권과 부산권은 비록 민자이지만 거가대교의 완공을 학수고대했었다. 관광을 비롯하여 경제적, 문화적 효과도 대단할 것에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살인적 통행료’라고까지 부르는 통행료 때문에 논란에 올랐다. 개통 때부터 민원과 최근에는 대규모 궐기대회에 이르기까지 거제시민들의 애로가 이만저만 아니다. 통행료가 너무 비싸자 거제에서 부산으로 가는 일부 차량은 통영으로 우회해 먼 거리를 둘러 가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조선업 불황으로 역내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거제시민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거가대교 통행요금을 고속국도로로 승격해 5분의 1수준인 2000원대로 낮추는 방안이 시급하다.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정부는 도로, 철도, 다리와 같은 사회간접자본에 투자를 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거제와 부산을 잇는 ‘꿈의 바닷길’로 알려졌지만 전국 유료교량 중 가장 비싸다는 모순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