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주 시조시인 첫 시집 ‘세상 너머’ 출간

2024-01-11     백지영
창원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이경주 시조시인은 최근 첫 시집 ‘세상 너머’를 펴냈다.

책에는 △제1부 ‘서운암에 가면’ 외 15편 △2부 ‘마산 너머’ 외 15편 △3부 ‘코로나, 이후’ 외 15편 △4부 ‘목련’ 외 15편 △5부 ‘바람의 여정’ 외 15편 △6부 ‘빨래를 널며’ 외 19편 등 총 100편의 시조가 실려 있다. 사진 작가로도 활동 중인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 작품 12점도 함께 수록됐다.

그의 작품 중엔 ‘덕유산’, ‘오동동, 참 좋은 시절’, ‘합천 수몰 지구에서’, ‘가좌동에서’ 등 지역색을 품거나 현시대를 투영하는 작품 등이 특히 눈에 띈다.

“산으로 들어가서/절 방에 마주하다/우전의 기운 쐬며/비봉에 내려와서,/이따금/대숲에서는/금강경이 울렸다//한 번을 숙이지도/굽지도 못한 결기/의기사 왜색 영정/분연히 뜯어내고,/한 그루/나무 밑으로/아란야에 귀의했다”(시조 ‘박노정’)

“빈 들에 쭉정이만 가을을 나고 있다/웃는 걸 잃어버린 수심 찬 하늘마저/손 놓은 인연을 찾아/뭉글뭉글 떠가고//아무도 책임 없는 무심한 변명만이/차가운 아스팔트 거리로 쏟아진다/고단한 짧은 생애가 감당하던 무게였다//시월의 끝자락에 참사의 현장에는/의문의 부호들이 시시로 쌓여간다/차 벽을 세우던 명분/왜 여기는 없는지//가로수 서리 내려 숙연히 젖어간다/오늘도 안녕한지 청춘의 물음들에/어른은 부끄러워져/지하로만 향한다”(시조 ‘이태원로 173번길’)

임창연 문학평론가는 이경주 시인을 향해 “사진작가이기도 한 그는 렌즈의 프레임으로는 세상을 담아서 보여주고, 시로는 ‘세상 너머’의 이야기를 문장을 통해 객관적 사유로 보여주는 시인”이라고 했다.

한편 이경주 시조시인은 창원 마산 내서 출생으로 경상국립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문화융복합학과에서 문학 석사·박사 학위를 밟았다. 1988년 ‘시조문학’ 초회 추천, 1990년 낙강전국시조백일장 장원, 1991년 ‘시조와 비평’ 추천 완료했다. 현재 마산문인협회 부회장을 맡는 등 경남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마산지부 소속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창연출판사. 128쪽. 1만 2000원.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