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도사 천왕문 또 하나의 보물이 되다

2024-02-19     경남일보
통도사 천왕문(天王門)이 최근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이에 따라 통도사 천왕문은 문화재청이 예고한 지난 16일로부터 30일간의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보물로 지정된다. 이로써 대웅전과 금강계단 등 두 점의 국보 등 많은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한 통도사는 또 하나의 귀중한 문화재를 더하게 됐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다는‘불보(佛寶)’ 사찰 통도사는 그야말로 불교 문화재의 보고임이 또 한 번 회자(膾炙)될 계제를 맞았다. 통도사 천왕문 보물 지정 예고는 완주 송광사 금강문·보은 법주사 천왕문·포항 보경사 천왕문 등과 함께 이뤄졌다. 그동안 사찰의 천왕문·금강문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바는 거의 없는데, 다수의 천왕문 금강문이 대거 보물로 지정 예고된 것이다. 특히 이같은 예고에 앞서 경남도가 이미 도지정문화재인 통도사 천왕문의 가치가 크다고 판단하여 승격을 추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도는 지난해 6월 전문가 타당성 진단 등을 실시하고 도 건축문화재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통도사 천왕문 보물지정 요구를 중앙에 올렸던 것이다.

통도사 천왕문은 경남에 있는 사천왕상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조선 후기의 전문 조각가인 승려 진열(進悅)이 제작해 미술사적 가치가 있다고 한다. 이 천왕문은 조선 숙종 연간인 1713년 불탄 이후 이듬해 중건했다. 사찰 산문 중 건립 시기가 명확한 드문 사례다. 정면 3칸·측면 2칸·맞배지붕으로, 좌우에 사천왕상 2구씩 봉안했다. 가운데는 통로로 사용되어 건축 양식적 변천 과정을 엿보게 하는 중요 자료라는 평가도 있다. 금강문과 천왕문은 조서시대 사찰에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 등 산문 세 개를 두는 이른바 삼문 체계가 성립되면서 나타난 사찰 건축물이다, 천왕문은 사천왕상(四天王像)을 봉안해 가람을 수호하여 악귀가 물러난 청정도량으로 인식케 하려는 뜻에서 세워진 건물이다. 통도사는 금강문이 없이 일주문과 천왕문이 있다. 모쪼록 보물 지정을 계기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천왕문과 금강문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 지역 문화 기반이 한층 강화된다면 더없이 바람직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