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제왕적 대표 졸개·몸종 노릇’ 충실

이수기 논설위원

2024-03-12     경남일보
거의 마무리된 4·10 지역구 공천이 점입가경이다. 국민 눈높이를 외면한 ‘공천 악취 꼴’이 참으로 실망스럽다. 역대총선에서 흔히 봤던 공천잡음의 수준을 넘어섰다. 공천파동의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탈락한 국회의원 후보들의 ‘철새정치’ 만개 등 걷잡을 수 없는 회오리 연속에 총선 판도 전체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공천은 “3무 공천으로 기득권 배제, 계파 안배 배제, 청탁 배제를, 3대 원칙으로 국민공천, 쇄신공천, 미래공천을, 5대 기준으로 정체성, 기여도, 도덕성, 의정활동 능력, 당선 가능성” 등 그럴듯한 기준이 제시됐다. 내막은 공천이 아닌 사천이라 개그보다 더 웃긴 현실의 연속일 뿐이었다.

▶문제 많은 ‘공천 시스템’을 고치지 않고 이대로 두면 ‘반쪽 민주국가’가 된다. 경선도 유권자는 안중에 없는 제한적, 진흙탕이라 정치적 선진국 중 가장 ‘후진국 공천’이다. ‘진짜 민주정치’의 나라로 바꿔야 한다. 도덕성 잣대도 제멋대로여서 음주운전 등 전과자도 있다. 쇄신과 거리가 멀자 국민의 분노, 실망감이 크다.

▶공천=당선 보장에 ‘국민 보다 보스의 뜻’이 우선 반영, 당원, 국민의 ‘고유 권한’을 빼앗는 참담한 제도를 가진 나라가 됐다. 특정 계파 ‘괴멸 수준 학살공천’ 얘기도 나온다. 186가지 특혜를 누리는 공천 받으려면 ‘제왕적 대표의 졸개·몸종 노릇’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이수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