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국민이 진정한 주인(?)

정영효 논설위원

2024-04-15     경남일보
4·10 총선이 끝났다. 총선 결과 범야권이 대승을 거뒀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175석, 조국혁신당 12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이 1석을 각각 차지했다. 범야권·진보의 대압승이다. 반면 범보수권에서는 겨우 111석만 얻는데 그쳤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 108석, 개혁신당은 3석을 얻었다. 범여권·보수의 대참패다.

▶이번 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쪽이나 대패한 쪽 모두 국민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민심은 언제나 옳다. 우리가 부족했다. 국민의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선거 이후에도 늘 낮고 겸손한 자세로 주권자(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민을 전력을 다해서 받들겠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등 군소정당들도 한 목소리로 “국민이 승리했다.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 겸손과 반성하는 마음으로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주인으로 섬기겠다고 하니까, 국민들은 진짜로 주인으로 섬길 것이라고 아는 것 같다”며 조롱하는 것 같이 들리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정치권이 국민을 주인 처럼 섬기는 시늉이라도 하는 기간은 겨우 선거 때 뿐이다.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180도 바뀌는 게 정치권이다. 진정 국민이 주인일까? 정영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