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달빛어린이병원이 없는 서부경남

2024-04-18     경남일보
아직도 서부경남에는 휴일이나 야간에 어린이들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전문병원이 없다. 참으로 창피한 일이다. 창원과 김해, 거제, 통영 등에는 모두 6곳의 어린이 전문병원이 있어 휴일과 야간진료가 가능하다. 그런데도 인구100만의 서부경남에는 이같은 전문병원이 없어 종합병원의 야간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출산율 저하와 인구 절벽을 걱정하며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 정책과 사회적 분위기가 무색하다.

전문의 확보가 어렵고, 더구나 야간근무를 꺼려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니 해결책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특히 환자확보가 불투명한 경제적 요인을 극복해야 하는 문제도 달빛어린이병원 개원을 가로막고 있다. 경남도가 진주의 한 종합병원과 어린이병원 개설을 논의하고 있으나 진척이 없는 것도 그같은 이유다.

그러나 달빛어린이병원은 시급한 현안문제다. 무엇보다 우선해서 해결해야 한다. 출산율 제고와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각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시책을 무색케 하는 단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전문의 확보와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남도와 각 시·군 등 행정기관, 의료기관이 힘을 합쳐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예산을 투입해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특히 별도의 응급실과 입원실은 재정적 부담을 안고 있는 병의원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문이다. 지자체가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지난 총선에서 양산의 김태호 후보를 비롯한 많은 후보들이 출산 문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제는 그 공약을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할 시점이다. 의료 문제를 소홀히 하는 인구 정책은 구두선에 불과하다.

오는 7월 개원을 목표로 하는 현재의 추진 상황이 빛을 보게 되길 바란다. 뿐만아니라 제2, 제3의 어린이달빛병원이 각 지역마다 잇따라 개원되길 기대한다. 모든 인구문제의 중심에는 어린이 전문병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