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유쾌한 꽃 습격사건
한밤의 유쾌한 꽃 습격사건
  • 강진성
  • 승인 2014.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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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청년들 진주도심서 첫 ‘게릴라가드닝’

진주청년학교 멤버들이 지난 6일 진주시내에서 게릴라가드닝을 실시하고 있다./사진=진주게릴라가드닝


 
“어? 여기에 꽃이 있었던가….”

지난 6일 밤 진주시 대안동과 중안동이 꽃으로 기분좋은 테러를 당했다. 도심의 자투리 공간에 예고없이 식물을 심는 ‘게릴라가드닝’이 벌어졌다. 게릴라가드닝은 1970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돼 전세계로 확산된 환경운동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각지에서 시도되고 있지만 진주에서 기획되기는 이번이 처음. 지난 2011년 지역 대학생 모임으로 출발한 ‘진주청춘학교’ 출신 청년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첫 작전 공격대상지역은 진주시 구도심인 대안동과 중안동 일대. 6일 오후 꽃집을 다니며 수국 등 심을 꽃을 준비했다. 밤 10시 집결한 9명의 게릴라 가드너들은 거리를 돌며 자투리 공간을 물색했다. 첫 타겟은 롯데시네마 앞 가로수 아래 자투리 공간. 이들은 모종삽으로 땅을 파헤친 뒤 꽃을 심기 시작했다. 무미건조했던 가로수 아래 공간은 꽃의 새둥지가 됐다. 이어 지하상가 입구 가로수 아래에도 흔적을 남겼다. 게릴라 작전은 깨진 보도블럭도 공략했다. 우체국 담벼락의 틈새에도 꽃이 생겨났다. 게릴라가드너들은 점점 대범해졌다. 진주경찰서 앞 가로수에도 ‘간 큰’ 작전을 수행했다. 장소물색에서 꽃심기, 물주기 까지 2시간의 작전은 자정이 돼서야 끝났다.

진주 게릴라 가드닝을 기획한 김기종(34)씨는 “삭막한 도시를 가꿔보자는 의미에서 시도했다”며 “일회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환경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한다면 더 많은 게릴라가드너를 모을 생각이다. 이들은 페이스북에 ‘진주 게릴라 가드닝’ 계정을 만들고 활동을 시작했다. 김씨는 “함께 활동을 원하다면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면 된다”며 “1개월에 1~2번 활동을 해나갈 생각이다”고 밝혔다. 두번째 게릴라가드닝은 아직 예고되지 않았다. 어느날 갑자기 작전이 개시되고 평소 다니던 길에 못 보던 꽃이 발견된다면 이들의 소행임을 의심해도 될 것 같다.


<게릴라가드닝>

1970년 뉴욕의 한 공터에서 예술가 리즈 크리스티 일행에 의해 시작됐다. 도심에 사용하지 않는 자투리 공간에 쓰레기를 치우고 꽃을 심으며 정원으로 가꿔나갔다. 이들은 단순히 꽃을 심는 것이 아니라 ‘땅을 쓸모없게 방치하지 말자’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이후 전세계 환경운동으로 확산되었으며 2007년부터 매년 5월 1일을 ‘게릴라가드닝 데이’로 정하고 전세계에서 일제히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일 진주에서 ‘게릴라 가드닝’을 시작한 진주청년학교 멤버들. 사진/진주게릴라가드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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