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화목한 가정에서 행복이 움튼다
[경일칼럼]화목한 가정에서 행복이 움튼다
  • 경남일보
  • 승인 2024.05.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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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칼럼]화목한 가정에서 행복이 움튼다
 
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삶이란? 하루하루의 연속일 뿐인데 유독 5월이 되면 마음이 바쁘고 분주하다. 5월은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모든 것이 가정에서 시작되고 가정에서 끝이 난다. 부모의 피를 이어받아 이 세상에 태어나는 곳도, 마지막 숨을 멈추는 곳도 가정이다. 그만큼 가정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5월이다. 평소와 달리 진정한 마음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게 된다. 나를 태어나게 해주신 어버이께 감사하고, 나를 가르쳐 주신 스승께 감사하고, 올바르게 자라준 자녀들에게 감사하고, 자신의 분신처럼 항상 따뜻하게 챙겨주는 아내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가장 음지에서 땀 흘리는 노동자에게도 감사한다.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기도 하고 세계가정의 날은 UN이 변화하는 현 세계에서 가정의 역할과 책임의 중요성에 대해 정부와 민간의 인식을 제고 하고자 지난 1989년 5월 15일로 지정했다. 가정(家庭)은 한 가족이 살고있는 집으로 구성원 모두를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보금자리다. 의식주(衣食住) 활동을 공유하는 생활 공동체로서 인간이 태어나서 처음 접하는 사회 집단이다. 그 공동체 구성원은 가족이다. 가족은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단위로서 구조와 형태도 많이 달라졌다. 부부 자녀중심, 호주 중심에서 한 부모 가정, 조손 가정, 입양 가정, 독신 가정, 비혼 가정 등으로 늘어가고 있다. 가족은 우리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관계를 맺는 곳이며 부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면서 성장하게 된다. 필자는 어버이날이 되면 후회되는 두 가지가 있다. 자식으로서 부모님께 효도를 많이 못한 것과 부모로서 자식에게 사랑을 많이 주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필자의 어버이날은 1년 중 가장 쓸쓸하고 우울한 날이기도 하다. ‘한영’이 쓴 한시외전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우리는 왜 몰랐을까? 부모님은 항상 우리 곁에 계실줄만 알았다. 후회 막급하다. 살아 생전에 효도하지 못한 것을 지금 눈물을 흘린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 그래도 눈물이 자꾸 흐른다. 그리고 자식들에게는 사랑을 많이 주지 못했다. 특히 우리 가돈(家豚)과 함께 여행을 많이 하지 못한 것을 가장 후회 한다. 여행을 통하여 견문을 넓혀주고, 꿈을 심어주고, 격의없는 대화도 나누고, 노소동락의 시간을 마음껏 즐기면서 많은 추억을 만들어 줘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다. 지금 돌이켜 보니 너무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난다. 그래서 요즈음 문자를 보낼 때는 “사랑해” 라는 말을 빠트리지 않는다. 페스탈로치는 자녀를 보는 즐거움은 사람의 가장 거룩한 즐거움이라고 피력했다.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항상 모자람의 연속이다. 더 잘 먹여야 되는데, 더 잘 입혀야 되는데, 더 잘 공부를 시켜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자책한다. 이처럼 아무리 많이 줘도 모자람이 남아 있다. 그게 부모 마음이다. 이 세상에서 일방적인 사랑은 부모 사랑 밖에 없다. 조건이 없다. 그러면 우리 인간은 이 세상에 뭣하러 왔을까? 헤르만 헤세가 말한다. “인간의 유일한 의무는 행복해 지는 것이다. 인간은 행복해지기 위해 태어났다”고. 그럼 또 물어보자 행복이 뭘까? 답이 풀리지 않아 하버드 의대 정신과 교수인 로버트 윌딩어 교수를 불렀다. 행복은 부, 명예, 권력, 학벌이 아닌 좋은관계에 있다고 한다. 좋은 관계란? 따뜻하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를 말한다. 평소 필자의 생각과 너무나 일치해서 윌딩어 교수를 소환 했을 뿐이다. 그렇다 행복은 인간관계다. 가족, 친구, 형제자매, 직장동료 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다. 그리고 법을 준수하고 타인과 비교하는 대신 자존감을 가지고 만족하며 감사할 줄 알면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행복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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