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업체 등 군관련 인프라 지역내 위치
방산 특화 '창원국가산단 2.0' 추진 박차
창원시가 방산 분야의 역대급 활황에 힘입어 전반적인 경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세계적으로 안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K-방산을 선택하는 국가가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방위산업은 내수 중심의 국가 근간 산업에서 수출 효자 산업이 되고 있다.
이는 내년이면 건립 50주년을 맞는 창원국가산단의 실적 향상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근래 침체기에 빠졌던 산단은 민선8기 들어 지난해 생산액 50조 원대, 수출액 150억 달러대를 회복했다. 특히 올해 3월에는 방산과 원자력 특화된 새 국가산단 후보지로 창원시가 선정되면서 기대감이 높다. 올해 9월까지의 실적 역시 호조세다. 지난 11월 15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공개한 ‘2023년 9월 주요 국가산업단지 산업동향 통계표’에 따르면, 산단 생산액과 수출액 누계 실적은 지난 2021년 한 해 실적을 이미 넘거나 거의 육박했다. 2023년 한 해 누계치는 지난해를 넘어 근래 5년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 방산 중심지 창원
현재 창원에는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필두로 국가 지정 방산업체 83개사 중 19%에 해당하는 16개사가 소재하고 있다. 또 5곳의 체계기업과 수많은 협력업체들이 창원국가산단 곳곳에 포진해 지역경제를 견인한다.
이들 기업을 도와 품질 경쟁력을 향상시킬 국방기술품질원 기동화력센터, 육ㆍ해군 정비창, 국방과학연구소 해양기술연구원 등 다양한 군 관련인프라와 함께 한국재료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등의 국책 연구기관도 위치했다. 해군사관학교, 창원대 방산 관련 대학원도 운영되고 있어 창원은 방위산업의 성장에 있어 유리한 입장이다.
◇민선 8기 들어 방산 수출 역대 최고
민선8기 홍남표 창원시장은 핵심 공약으로 ‘첨단 국방과학기술 유치 및 산업클러스터 조성’을 내세우고 방위산업 육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체계기업과 군, 중소기업을 연계해 신기술 개발과 판로개척을 모색하는 대중소 상생마켓을 개최하고, 대기업과 협력기업들의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협약도 체결했다. 또 해외무관 초청 간담회 개최와 민·관·연으로 구성된 사절단을 꾸려 미국 등 시장개척에 나서며 네트워크 강화에도 힘썼다.
이러한 노력들이 더해지면서 지난해부터 창원의 K-방산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연일 갱신 중이다. 2021년에 9320억원을 기록했던 것에서 2022년에는 폴란드에 K2전차·K9자주포·천무다련장 12조 7000억원 등 총 15조 2000억원의 성과를 올렸다. 이는 같은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한해 수출액인 22조 5000억원의 67%에 해당한다.
방산 전략부품의 국산화를 위한 정부 연구개발(R&D)과제 유치 노력도 큰 결실을 맺었다. STX엔진이 궤도차량 국산 범용엔진 개발사업자(사업비 362억원)에, EM코리아가 차륜형장갑차 자동변속기 개발사업자(사업비 494억원)에 선정돼 총 856억원의 방위사업청 전략부품국산화 사업비를 지원받게 됐다.
◇창원방산 미래 30년 선도기반 마련
창원시는 방위산업의 미래 30년 선도기반 마련을 위해 첨단과학화와 혁신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는 △방산중소기업 기술강화 지원사업(사업비 2억원) △항공·우주부품 기술경쟁력 강화 지원사업(사업비 2억원) △방산·항공부품 네트워크 지원사업(1억만원) △방위산업 맞춤형 전문인재 육성 및 지원사업(사업비 4억4000만원) △방위항공 부품 수출활성화 사업(사업비 2억5000만원) 등 관내 방위·항공우주부품 중소기업 및 관련 분야 진출 예정 기업의 네트워크 활동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사업들이 추진 중이다.
또 4년 차에 접어든 방산혁신클러스터 시범사업(사업비 35억원)을 고도화하고 방산 수출 활성화를 위해 지난 10월에 개최된 2023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중소기업 공동관을 구축해 수출마케팅 지원에 주력했다.
이와 함께 관련 기업들에게 방위사업청 R&D 공모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창원산업진흥원, 방위사업청 원스톱지원센터 등과의 연계를 지원해 각종 공모사업 참여율을 높여 나가는 등 그동안 취약했던 방산 R&D사업 집중 지원과 국비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여 나갈 예정이다.
특히 의창구 팔룡동에는 방위산업 전주기를 지원할 기반 시설인 ‘경남창원방위산업진흥센터’가 연말 준공 예정에 있다.
◇방산 특화 ‘창원국가산단 2.0’ 새로운 발전 계기
창원국가산단은 조성 50년이 되면서 노후화 등의 문제에 직면했다. 특히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주력산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 최근 10년 사이 생산액은 2011년 55조 원에서 2021년에는 10조 원 줄어든 45조 원이었고, 같은 기간 수출액은 233억 달러에서 123억 달러로 줄었다.
민선 8기 창원시는 창원국가산단 건립 50주년을 앞두고 미래 50년 터닝포인트가 될 전략적 비전수립에 돌입했다. 지난 3월에는 산업계, 학계, 연구원, 유관기관 등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된 창원국가산업단지 50주년 발전협의회가 출범했다.
시는 창원국가산단의 발전방향을 크게 △계획 및 지원 △기반 인프라 △첨단 인프라 △연구 및 인력 영역으로 나누고 산업을 중심에 둔 도시계획 변경, 관광·복지·청년의 정주환경 개선, 교통편의를 통한 산업단지 기능 강화, 에너지 소비 산업단지에서 에너지 생산 산업단지로 변화 등을 위한 신규사업을 발굴 및 기획 중이다.
시가 바라보는 핵심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디지털 전환이다. 이를 위해 지멘스, 다쏘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 정부 출자·출연기관, 지역대학 등과 협업해 스마트팩토리 지원센터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뒷받침할 새로운 국가산단도 창원에 들어선다. 지난 3월 정부로부터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된 ‘창원국가산단 2.0’으로, 기업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형 연구시설을 중심으로 기술 혁신, 인재 양성, 공급이 모두 갖춰진 신개념 산단이다.
산단은 의창구 동읍, 북면 지역에 규모는 339만㎡(약103만평)로 조성된다. 이곳엔 완료 목표인 2030년까지 1조4215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되며, 사업자 선정,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 절차를 거쳐 2027년에 최종적으로 승인될 전망이다. 산단이 계획대로 조성되면 7조 9천억 원의 직접투자와 15조 2000억 원의 생산 유발효과, 직접고용 1만 8000여 명과 5만 2000여 명의 고용 유발효과가 기대된다.
◇방산 주력…창원경제 르네상스 시대 연다
현 정부는 2027년 방산 수출 4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방위산업을 국가전략·미래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어 창원 방산기업의 수출시장 확대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방위사업청이 내놓은 ‘2023∼2027년 적용할 부품국산화 종합계획안’에 따르면, 새로운 우수기술이 적용된 기술선도형 부품국산화에 지원을 확대하고 국산화가 시급한 무기체계 분야를 선정해 해당 무기체계의 부품 개발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과제발굴 기준을 발전시킬 계획이어서, 방산업계에 새로운 동기부여도 생겼다.
창원시 역시 ‘더 많은 K-방산기업들이 창원에 모여들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목표로 추진된 ‘창원국가산단 2.0’의 완성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에 사절단을 파견해 폴란드 대통령에게 K-방산을 홍보하는 등 전방위 방산 외교도 펼쳤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침체에 빠졌던 창원 경제가 방위산업의 호조에 힘입어 잃어버린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며 “수출을 주도하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도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생태계 조성과 상생협력 방안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