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폭염’이라는 말을 ‘불볕더위’로 갈음해 쓰면 좋겠다는 말을 여러 셈 드렸지만 여전히 ‘폭염경보’를 내리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에게 ‘불볕더위알림’이라는 말과 함께 남은 여름 시원하게 보내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나날살이에서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몇 가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살다보면 내가 그리 힘을 들이지 않고 가볍게 살짝 했는데 뜻밖의 일이 벌어지는 때가 있습니다. 저는 옛날에 문을 살짝 당겼는데 문이 떨어져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는데요. 그리 힘을 들이지도 않았는데 누군가 밀려 나가거나 무엇이 부서져서 어이없었던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토박이말이 바로 ‘사부자기’입니다.
사부자기는 ‘그리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살짝’이라는 뜻을 가진 어찌씨 부사입니다. 이 말과 비슷해 보이는 ‘시부저기’라는 말도 있는데 시부저기는 사부자기의 큰 말로 ‘그리 힘들이지 않고 슬쩍’이라는 뜻입니다. 바꿔 말하자면 시부저기의 작은 말이 사부자기가 되겠습니다.
“민들레꽃을 사부자기 건드리니 하얀 깃털 같은 꽃씨가 날아갔습니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부저기 시작한 일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낳았습니다” 또는 “아내의 잔소리가 듣기 싫었는지 남편은 시부저기 자리를 피했습니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쓰시는 말이기는 하나 사부자기와 시부저기가 큰 말과 작은 말의 관계라는 것을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시지 싶습니다. 두 낱말의 뜻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고 알맞게 써 보시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고장 참고을, 진주에 사시는 분들은 거의 ‘시부지’라고 하시지요. 시부지와 시부저기가 같은 말이라는 것도 알아 두시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다른 고장에 갔을 때 같은 우리 고장말을 하는 사람을 만나면 참 반갑기도 하고 처음 만난 사람 같지 않은 살가운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럴 때 쓰는 이 말 ‘살갑다’가 여러 가지 뜻으로 쓰는 말이라는 것을 아는 분들이 많지 않지 싶습니다.
이 말의 바탕이 되는 기본 뜻은 ‘집이나 세간 따위가 겉으로 보기보다는 속이 너르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살갑기는 평양 나막신”이라는 옛말이 있는데 이 말은 안쪽이 넓은 평양 나막신처럼 몸은 작지만 먹거리는 남보다 많이 먹는 사람을 놀리듯이 이르는 말이기도 하고, 안쪽이 넓어 신기에 발이 편안한 평양 나막신처럼 붙임성이 있고 사근사근한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기본 뜻이 2)마음씨가 부드럽고 상냥하다는 뜻으로 번져나갔습니다. “그동안 어머니께 살갑게 대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3)바람이나 물결이 닿는 느낌이 가볍고 부드럽다는 뜻으로도 씁니다. 보기를 들면 “차창 밖으로 얼굴을 내밀자 강 쪽에서 불어오는 살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와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4)사람이나 물건 따위에 정이 들다는 뜻도 있습니다. 그래서 “교장 선생님은 창밖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 문득 살가운 정을 느꼈다”와 같은 보기월이 있습니다. 제가 앞서 다른 고장에서 우리 고장 사람을 만났을 때 느낀 게 이런 살가운 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속이 너르다’는 기본 뜻이 ‘마음씨가 부드럽고 상냥하다’, ‘느낌이 가볍고 부드럽다’, ‘사람이나 물건에 정이 들었다’는 뜻으로 번져 나간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 낱말에 여러 가지 뜻이 있으면 복잡하고 어렵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낱말에 여러 가지 뜻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 그 만큼 많이, 자주 쓸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그러니까 이 꼭지에서 알게 된 토박이말 뜻을 잘 익혀 두셨다가 쓰시면 그만큼 넉넉한 말글살이를 하는 사람이 되실 것입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늘맡음빛(상임이사)
살다보면 내가 그리 힘을 들이지 않고 가볍게 살짝 했는데 뜻밖의 일이 벌어지는 때가 있습니다. 저는 옛날에 문을 살짝 당겼는데 문이 떨어져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는데요. 그리 힘을 들이지도 않았는데 누군가 밀려 나가거나 무엇이 부서져서 어이없었던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토박이말이 바로 ‘사부자기’입니다.
사부자기는 ‘그리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살짝’이라는 뜻을 가진 어찌씨 부사입니다. 이 말과 비슷해 보이는 ‘시부저기’라는 말도 있는데 시부저기는 사부자기의 큰 말로 ‘그리 힘들이지 않고 슬쩍’이라는 뜻입니다. 바꿔 말하자면 시부저기의 작은 말이 사부자기가 되겠습니다.
“민들레꽃을 사부자기 건드리니 하얀 깃털 같은 꽃씨가 날아갔습니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부저기 시작한 일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낳았습니다” 또는 “아내의 잔소리가 듣기 싫었는지 남편은 시부저기 자리를 피했습니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쓰시는 말이기는 하나 사부자기와 시부저기가 큰 말과 작은 말의 관계라는 것을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시지 싶습니다. 두 낱말의 뜻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고 알맞게 써 보시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고장 참고을, 진주에 사시는 분들은 거의 ‘시부지’라고 하시지요. 시부지와 시부저기가 같은 말이라는 것도 알아 두시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다른 고장에 갔을 때 같은 우리 고장말을 하는 사람을 만나면 참 반갑기도 하고 처음 만난 사람 같지 않은 살가운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럴 때 쓰는 이 말 ‘살갑다’가 여러 가지 뜻으로 쓰는 말이라는 것을 아는 분들이 많지 않지 싶습니다.
이 말의 바탕이 되는 기본 뜻은 ‘집이나 세간 따위가 겉으로 보기보다는 속이 너르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살갑기는 평양 나막신”이라는 옛말이 있는데 이 말은 안쪽이 넓은 평양 나막신처럼 몸은 작지만 먹거리는 남보다 많이 먹는 사람을 놀리듯이 이르는 말이기도 하고, 안쪽이 넓어 신기에 발이 편안한 평양 나막신처럼 붙임성이 있고 사근사근한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기본 뜻이 2)마음씨가 부드럽고 상냥하다는 뜻으로 번져나갔습니다. “그동안 어머니께 살갑게 대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3)바람이나 물결이 닿는 느낌이 가볍고 부드럽다는 뜻으로도 씁니다. 보기를 들면 “차창 밖으로 얼굴을 내밀자 강 쪽에서 불어오는 살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와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4)사람이나 물건 따위에 정이 들다는 뜻도 있습니다. 그래서 “교장 선생님은 창밖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 문득 살가운 정을 느꼈다”와 같은 보기월이 있습니다. 제가 앞서 다른 고장에서 우리 고장 사람을 만났을 때 느낀 게 이런 살가운 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속이 너르다’는 기본 뜻이 ‘마음씨가 부드럽고 상냥하다’, ‘느낌이 가볍고 부드럽다’, ‘사람이나 물건에 정이 들었다’는 뜻으로 번져 나간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 낱말에 여러 가지 뜻이 있으면 복잡하고 어렵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낱말에 여러 가지 뜻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 그 만큼 많이, 자주 쓸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그러니까 이 꼭지에서 알게 된 토박이말 뜻을 잘 익혀 두셨다가 쓰시면 그만큼 넉넉한 말글살이를 하는 사람이 되실 것입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늘맡음빛(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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