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여행과 농업의 융합
[농업이야기]여행과 농업의 융합
  • 경남일보
  • 승인 2024.09.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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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수 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지도사
평소 가보고 싶었던 관광지에 여행을 가는 것이 유일한 힐링인 나는, 오늘도 쉬는 날 어디로 떠나볼지 고민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3년간 매년 방문했던 제주도에서 3개의 계절을 경험한 것은 나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제주도의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발견하며, 그곳의 농업자원을 직접 체험해 본 것이 가장 인상 깊었다.

제주의 봄은 1, 2월의 겨울이 지나면서 개화하기 시작한 유채꽃이 만개하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 근처의 유채꽃밭에서 시간을 보내며, 유채꽃의 향기와 황금빛 풍경은 말 그대로 힐링이었다. 유채꽃은 농촌관광 자원으로 많은 지역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관광자원에 그치지 않고 농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채는 녹비작물로서 땅의 질을 개선하고 질소비료 역할을 하며, 어린 순은 식용으로 활용될 수 있다. 유채꽃이 만발한 제주도의 모습은 자연이 가진 농업적 가치를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제주의 가을은 코스모스, 억새, 팜파스그라스가 어우러진 풍경을 만나볼 수 있었다. 신창풍차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며 일몰을 기대했지만, 길 건너편의 억새밭에서 발길을 멈추게 되었다. 억새는 그 자체로도 아름다움을 주지만 토양을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 팜파스그라스 역시 관상용으로 많이 사용되지만, 재배 시 토양의 침식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이렇듯 자연 속의 식물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농업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제주의 겨울은 돌담 너머로 보이는 황금빛을 띠는 감귤밭과 붉은 동백나무의 색감이 어우러진 풍경을 보여준다. 이번 여행에서는 제주에서 오랫동안 꿈꿔왔던 감귤 따기 체험을 직접 해보았다. 손으로 감귤을 따며 단순한 생산 활동만이 아닌 자연과의 교감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눈이 소복하게 쌓인 동백나무 숲을 거닐다가, 바로 옆 카페에서 동백꽃 차로 우려낸 밀크티를 마시는 여유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처럼 겨울 제주는 자연과 체험이 어우러져 새로운 힐링을 주었고, 농업의 다양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제주도의 다양한 계절적 변화를 경험하며, 나는 농업자원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다. 유채꽃의 농업적 가치, 억새와 팜파스그라스의 환경적 역할, 감귤 따기 체험과 동백꽃 밀크티를 통해 단순한 관광만이 아니라 농업과 자연이 어떻게 융합을 이룰 수 있을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해 다른 이들도 농업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농업과 관광이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은 개인의 힐링을 넘어서, 지역 사회와 농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발걸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혜수 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지도사

 
강혜수 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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