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가라! 이민
니가 가라! 이민
  • 경남일보
  • 승인 2012.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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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기 (맥학원 원장)
최근 어떤 국회의원이 “다가오는 대선에서 야당을 지지하려면 이민 가라”고 말했다 한다.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이라니. 지난 총선에서 야권을 지지한 국민은 과반수가 넘었다. 또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중립 성향의 국민도 많다.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민 가라니 어이가 없다. 자신들과 뜻이 맞지 않으면 거의 적대시하는 발언이다. 바둑판도 아닌데 심각한 흑백논리다.

너무도 전제주의적 발상이고 민주주의에 대한 소양이 부족한 것 같다. 민주주의는 100명이 있으면 100가지 생각을 가질 수 있고 사상이나 종교의 모든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이다.

이 발언이 알려진 후 수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증오정치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런 분 이민가면 우리나라 좋은 나라 되는데’, ‘이런 사람을 머슴으로 고른 사람이 잘못’, ‘화무십일홍 권불십년인데 어찌 그리 오만한지’ 등 무수히 많은 비판 말들이 나오고 있다.

또 북한이 좋으면 북한 가서 살아라는 망언도 심심하면 나온다. 일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얼마나 극단적이고 단세포적인가. 그렇다면 뼛속까지 친미인 사람은 미국 가서 살아야 하고 친일인 사람은 일본 가서 살아야 한다. 대부분의 국민정서는 북한 권력자에 대해 비판적이다. 다만 같은 민족인 북한동포에 대해 온정적일 뿐이다. 북한은 우리와 통일의 대상이지 전쟁의 대상이 아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이 중요하듯이 다른 사람의 그것도 중요하다. 이런 망언을 일삼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과거의 독재권력을 미화하고 찬양한다. 국민으로부터 정당한 권력을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것도 구국의 결단이니 뭐니 하며 미화한다. 이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왜곡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자 행세를 한다.

자유민주주의의 적이 오히려 자유민주주의자 행세를 하고 있는 꼴이다. 극좌도 문제지만 극우도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다. 그들이 너무도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니 정작 자유민주주의의 의미가 많이 훼손되어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정신 나간 극우 일본인이나, 얼마 전 위안부 평화비(소녀상)에 말뚝을 설치한 극우 일본인과 이들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상상의 비약일까.

오래전 아주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 ‘친구’가 생각난다. 장동건의 강렬한 눈빛과 포스로 “니가 가라! 이민.”

박성기 (맥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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