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야외근로자 “35도 웃도는 폭염에도 휴식없어”
건설현장 야외근로자 “35도 웃도는 폭염에도 휴식없어”
  • 이은수
  • 승인 2023.08.02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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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노동자 설문조사 81% "폭염심각 시간대 작업중지 없다"
정부가 4년 만에 폭염 위기경보 단계를 가장 높은 ‘심각’까지 격상한 가운데 건설현장 근로자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어 특단의 대책마련 목소리가 높다.

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올해 폭염 대책 기간인 5월 20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21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경북 영천과 정읍에서 발생한 온열질환 추정 사망을 합치면 23명으로 늘어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명에 비하면 3배 이상 많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0명으로 가장 많고 경남 4명, 전북 2명 등이다. 특히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10명 중 8명 이상이 기온이 높은 오후 2∼5시에도 실외에서 휴식 없이 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는 1∼2일 형틀 목수, 철근, 타설 등 토목건축 현장 노동자 32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일 때 무더위 시간대인 오후 2∼5시 옥외 작업을 중지하도록 한 것과 관련한 사항이 지켜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2424명 중 81.7%에 해당하는 1981명이 ‘별도 중단 지시 없이 일한다’고 답했다.

고용노동부는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10∼15분 이상 규칙적인 휴식을 부여하도록 권고하지만 어디까지 권고사항으로 이를 지켜 규칙적으로 쉰다는 응답은 25.4%에 그쳤다. 54.7%는 ‘재량껏 쉬고 있다’고 했고 19.9%는 ‘쉬지 않고 봄·가을처럼 일한다’고 응답했다.

폭염기에 겪는 증상을 골라달라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복수응답) 중 74.0%가 어지러움을 호소했고 두통,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지난해에는 같은 질문에 응답자의 58.5%가 ‘별도 중단 없이 일한다’고 답했다며 올해 작업 환경이 더욱 열악해졌다고 지적했다.

1일 경남 도내 한 석축 현장에는 35도를 웃도는 날씨에도 노동자들이 쉬지 않고 일을 했다.

건설현장 관계자는 “그늘도 없이 푹푹 찌는 불볕더위에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지만 중장비까지 불러놓고 일손을 놓게 되면 손실이 너무 크다”며 “근로자 보호를 위해선 폭염 시 강제 휴식을 취하고 정부예산지원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장마로 인해 일을 거의 하지 못해서 휴가철이지만 현장에서 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용부는 권고만 하지 말고 고용노동부령을 개정해 폭염대책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지난 1일 경남의 한 건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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