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한테도 투표권을 주자는 엉뚱한 주장이 있다. 선거 연령 제한을 아예 없애자는 것. 참정권 확장주의자들이 간혹 들먹이는 이야기로, 1986년 미국의 정치학자 폴 데미니가 들고나온 제안이다. 이 때문에 이 주장은 이른바 ‘데미니 투표권(Demeny voting)’이라 불린다. 우리나라에도 이를 옹호하는 글이 한번씩 보인다.
▶이 주장은 부모가 대리 투표토록 하자는 얘기다. 그 경우 부모는 투표 행사를 위해 자녀의 미래를 숙고할 것이 기대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자체가 정치 발전에 좋은 효과를 가져오게 될 거란 설명이다. 참정권 제한이 조금씩 풀려온 게 민주주의 발전 과정 아니냐고도 한다. 불과 며칠 전에도 그런 글이 국내 신문에 났다.
▶한 정치인이 유권자 기대 여명에 따라 투표 가치에 차등을 두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해 노인 폄하 논란을 불렀다. 김은경 민주당혁신위원장이 청년 세대 좌담회에서 “노인과 청년의 투표권은 경중이 달라야 맞다”는 취지로 말한 거다. 여생이 얼마 안 남은 노인과 앞날이 긴 청년의 표 값어치가 왜 같아야 하느냐는 건데, 공교롭게도 며칠 전 한 신문 글 ‘데미니 투표권’을 닮은 데가 있다.
▶논란이 되자 발언자는 ‘중학생 아들의 생각을 소개했을 뿐’이라고 했다. 1인 1표의 민주주의 기본을 부정하지 않았다는 둔사(遁辭)였다. 생각은 다양할 수 있지만, 말 뱉은 이가 꽤 묵직한 자리에 있다는 것이 문제다. 선거에 손해볼 발언일 듯한데 아직 투표일이 멀어놔서 그 영향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웃기는 망언인 건 틀림없어 보인다. 정재모 논설위원
▶이 주장은 부모가 대리 투표토록 하자는 얘기다. 그 경우 부모는 투표 행사를 위해 자녀의 미래를 숙고할 것이 기대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자체가 정치 발전에 좋은 효과를 가져오게 될 거란 설명이다. 참정권 제한이 조금씩 풀려온 게 민주주의 발전 과정 아니냐고도 한다. 불과 며칠 전에도 그런 글이 국내 신문에 났다.
▶한 정치인이 유권자 기대 여명에 따라 투표 가치에 차등을 두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해 노인 폄하 논란을 불렀다. 김은경 민주당혁신위원장이 청년 세대 좌담회에서 “노인과 청년의 투표권은 경중이 달라야 맞다”는 취지로 말한 거다. 여생이 얼마 안 남은 노인과 앞날이 긴 청년의 표 값어치가 왜 같아야 하느냐는 건데, 공교롭게도 며칠 전 한 신문 글 ‘데미니 투표권’을 닮은 데가 있다.
▶논란이 되자 발언자는 ‘중학생 아들의 생각을 소개했을 뿐’이라고 했다. 1인 1표의 민주주의 기본을 부정하지 않았다는 둔사(遁辭)였다. 생각은 다양할 수 있지만, 말 뱉은 이가 꽤 묵직한 자리에 있다는 것이 문제다. 선거에 손해볼 발언일 듯한데 아직 투표일이 멀어놔서 그 영향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웃기는 망언인 건 틀림없어 보인다. 정재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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