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옥윤 논설위원
정치는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오히려 나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을 따름이다.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가동하고 있는 혁신위는 시간 벌기와 형식적 구색에 지나지 않을 뿐 정작 혁신은 실종됐다는 비난이 터져 나온다. 선거철마다 러시를 이루는 북콘서트가 한창이다. 범죄자로 지목받거나 피의자로 재판 중인 자, 유죄 판결을 받은 자들이 앞장서서 책을 내고 자기 변명으로 일관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공천을 앞두고 당권을 쥔 실권자에게 아부하거나 강경 발언으로 충성심과 존재감을 내세우려는 자들도 지난 총선을 앞둔 양상과 다르지 않다. 이들은 막말과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언어, 극단적 표현으로 상대방의 폐부를 찌르는 발언을 서슴치 않는다. 시정잡배도 입에 담기를 꺼리는 비속어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고도 부끄러움을 모른다. ‘누가 누가 잘하나’ 경쟁하듯 그 강도는 에스컬레이트되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도 아랑곳않고 유튜버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자랑스럽게 변명을 늘어놓거나 당위성을 강변한다.
신개발지역에 어김없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나 한탕하고 사라지는 신당 창당도 러시를 이룰 모양새다. ‘떴다정당’이라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특히 범죄자들의 정치 등용문으로 변질되고 있다. 송영길·조국이 이 대열에 나선다는 소문이다. 신당 창당이 범죄자의 도피처가 되고 국회가 은신처가 되어 보호받는 신분으로 만드는 양상이다. 지난 총선 때 생겨난 위성정당이 함량 미달과 범죄자 은신처가 된 아픈 상처를 더욱 지능적으로 심화시키고 있는 꼴이다.
탄핵이 전가의 보도가 된 정국에 국민들은 지쳐있다. 쉽게 꺼낼 수도, 입에 담기도 꺼려지는 정치적 단죄가 우리 국회에서 버젓히 자행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봐야 할까. 다수당의 특권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의석수를 몰아준 국민의 뜻과도 맞지 않는다. 지난 총선에서 안겨준 쏠림은 이제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다. 이 극단으로 치닫는 정치를 바로 잡아 견제와 타협이 균형을 이루는 정치로의 회귀는 반드시 필요하다. 누구도 다수를 앞세워 정치를 병들게 해선 안된다. 그 칼자루는 국민이 쥐어야 하고 정치가 뒤따르는 새판짜기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그 출발점은 선거제도의 개선이다. 단언컨대 위성정당, 괴뢰정당은 사라져야 한다. 선거에 출마하는 자들의 자격도 더욱 엄격하게 규정해야 한다. 범죄자의 온상이 되고 도피처가 되어선 안된다. 여야는 정쟁에서 벗어나 선거법개정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 중심에 비례정당의 존폐문제가 있다. 선거를 앞두고 부랴부랴 야합하는 행위를 이제는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정치가 지탄의 대상이 된 절반의 책임은 유권자들에게 있다. 이런 극단적 대립 양상이 자리잡을 수 있는 토양을 만든 것은 유권자들이다. 4년을 돌이켜 보면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 지 답이 나온다. 국민의 눈치를 보지않고 저들만의 언어로 정쟁으로 지새는 정치를 더 이상 보고싶지 않다. 후안무치(厚顔無恥), 적반하장(賊反荷杖)의 정치는 영원히 추방돼야 한다.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