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였다 어미였다 한평생 자궁이었던
당신의 이력은 곤두박질로 완성된다
가시로 입적된 아이들을
울컥 울컥 쏟으며
표사처럼 한 줄로 요약되는 지극한 생
어떻게 허리 굽혀 경배하지 않고서
뭉클한 당신의 헌신을
주워 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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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은 기회이지만 인고의 시작이기도 하다.
더욱 외세에 가시로 무장하여
그것들이 온전하게 여물기 위해서 한 생을 소비해야 한다.
성장의 무게를 더 이상 감당 할 수 없을 때
괄약근이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을 때
자궁 밖으로 쏟아내어야 하는 밤의 생리는 자연의 현상이라 하기에는
여자의 이력과 사뭇 닮았다
비바람을 견디고 날것들의 눈을 피해 오롯이 감당해 온 시간들.
제 몫을 다하기 위한 단단한 각오들.
먼발치 낯선 기척에서도 경계를 놓치지 않고
가뭄에 마른 젖을 물리는 생태도 모두의 어머니를 닮았다.
한 생을 헌신한 밤 한 톨을 주으면서 어찌 경배의 허리를
굽히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다시 생장하여 제 몫을 다 할 때까지 가지를 드리우며
근심을 놓지 않은 거룩한 모성을 어찌 존경하지 않겠는가.
너와 나의 이야기며 모두의 은혜로운 말씀이다.
뭉클한 당신의 한 생을 치환한 시 한 편에 감동을 전한다.
경남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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