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 (미국 UC 버클리 정치학 장학생 졸업·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 교수)
이 지구상에는 200개가 훨씬 넘는 국가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을 찬찬히 구분해 보면 두 부류, 즉 끌고 가는 1%와 끌려가는 99%로 나눌 수 있다. 누가 끌고 가는 1%인가. 바로 모든 국민의 생각을 한곳으로 집중시켜서 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유도하는 세계적인 안목을 가진 지도자를 가진 국민이며 그들이 속한 나라이다. 결국은 유능한 지도자를 가진 나라들은 끌고 가는 1%의 그룹에 속하게 되고 그러한 지도자를 갖지 못한 나라들은 쇠퇴와 몰락의 길을 걷는 99%의 그룹에 속하게 된다. 동서고금의 역사가 이러한 사실을 잘 증명하여 주고 있지 않은가.
지도자의 길이란 수많은 선택과 결정의 기로에 서서 고민하는 길이다. 지도자의 순간적인 선택이 잘못됨으로 해서 그 나라의 국민들이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나라가 송두리째 소멸되어 버린 경우를 우리들은 지나간 세계역사를 통하여 수없이 목격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의 지도자는 지혜롭고 올바른 판단에 근거하여 신속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준비된 사람이어야만 한다. 그것이 단순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전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지도자임에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지도자를 볼 때는 그 사람의 어린 시절 성장기부터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가 어떠한 분위기와 환경 속에서 자라났는지를 살펴보아야만 그 사람의 미래 행동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남명 조식 선생님의 가르침을 이 시대에 우리들이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덕목으로 추천하고자 한다.
1500년대의 대학자인 남명 조식(曺植) 선생은 한가롭게 책을 들고 있기보다는 말을 달리며 진법을 연구하기를 더 즐겼고, 문자와 시에만 탐닉하면 번거롭게 상소만을 즐길 뿐이라며 한가로운 도학자들이나 성리학자들을 경멸했다. 혹자는 그를 가리켜 조선 유학의 전통에 충실치 못한 사람이라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선생은 성리학은 물론 도교와 불교 등 모든 사상에 대해서도 편견 없이 공부하였다. 따라서 남명학(南冥學)은 경직된 사상을 보이던 다른 학파와는 달리 매우 실용적이고 개방적인 성격을 가진 사상이 되었다. 그것이 바로 임진왜란 때 곽재우·정인홍처럼 왜군들을 괴롭혔던 수많은 의병장들이 남명학파에서 배출된 이유인 것이다. 남명의 사상을 오늘날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바로 융합적인 교육(Convergence Education)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비슷한 정신적·사상적 교육이 오늘의 미국을 있게 한 원동력이다.
국제화시대에서 우리 대한민국은 위기와 함께 기회 또한 많은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이다. 이럴수록 한국의 눈을 벗어나 세계의 눈을 가진 지도자를 뽑아야만 한다. 그러한 지도자가 일단 대통령으로 선출되고 나면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그를 후원하여 그가 세계적인 지도자로 부상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함은 물론 그 어떤 협상에서도 꿀림 없이 실속과 명분을 모두 챙길 수 있도록 해주어야만 한다. 그 결과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이 한층 나아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선거를 70여일 앞둔 우리들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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