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는 사람한테는
그 어느 것도 안 통한다
차라리
-민순기 ‘고집불통’
포르투갈 역사 지구의 집들은 대부분 돌로 지었다. 성이든 집이든 돌벽으로 된 문을 열어야만 안으로 진입할 수 있다. 건물 외벽은 동물, 나무, 꽃문양을 빚어 장식했다. 화강암을 무슨 밀가루 반죽 다루듯 주물러 놓은 셈이다. 그런 건물은 12세기 것이거나 적어도 17, 18세기 지어졌다. 견고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런 집에서 지금도 사람들이 산다. 포르투갈 사람들의 문화적인 고집불통인 셈이다. 고집불통은 자칫 변함없음이나 견고함과 비교될 수 있다. 몇 세기, 몇백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정도의 견고함 같은 것이거나, 적어도 우리 삶의 환경을 바꿀 만한 사항이라면, 그 고집은 하나의 사상이 되고 문화가 된다.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내가 ‘우기는’ 것이 그럴만한 가치를 지닌 것인가를. 저 돌담의 견고함만도 못한 내 고집이 나와 상대에게 서로 합당한 해결책이 되는가를. 저 견고한 돌담은 포르투갈 역사 지구의 집들처럼 전통문화라는 이름으로 소통하게 될지 모른다. 누군가에게 돌담만도 못한 상대가 되는 일은 결코 유쾌할 수 없다. 가장 좋은 일은 사람과 사람이 먼저 소통하는 것이다. 시인·디카시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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