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름 전 수컷의 구애가 성공을 거둬 결실을 본 듯하다. 공방 바닥 틈 사이에 둥지를 틀고 다섯 개의 알을 낳고 암컷이 포란 중이다. 오늘의 생명신비여행의 주인공은 사람과 함께 살고 싶어 하는 간 큰새 ‘딱새’다. 수컷은 포란 중인 암컷을 위해 둥지 주변에서 보초를 선다. 혹 천적의 공격에 대비하는 것이다.
주로 인가 근처에 둥지를 틀며 우체통, 집 화장실, 덤프트럭 발판에 둥지를 틀어 사람들의 난감하게 하게 만든다. 또 저수지, 산림 가장자리, 덤불, 정원, 공원 등지에서도 흔하게 번식하는 텃새다. 몸길이가 14cm로 참새와 비슷하다. 앉아 있을 때 머리와 꼬리를 까딱거리는 버릇이 있다. 수컷은 머리 꼭대기는 회색이고 얼굴과 멱은 검고 등과 날개는 검은색 날개에는 흰 반점이 있으며 가슴과 배, 허리, 바깥꼬리깃은 화려한 적갈색이다.
|
|
암컷은 둥지에서 2시간이 지나도록 꼼짝도 하지 않고 알을 품고 있다. 수컷은 둥지가 내려다보이는 전깃줄에 앉아 철저하게 경계근무를 선다. 잠시 암컷이 둥지를 비울 때에는 수컷이 암컷의 역할을 대신한다. 녀석 부부는 힘겨운 둥지작업 탓에 몸은 야위고 깃털의 윤기는 빠져 볼품없는 모습이다.
일주일 후 다시 딱새 둥지를 찾았을 때 전깃줄 앉아 있은 수컷 입에는 먹이가 물려져 있다. 알이 부화를 한 것이다. 5마리의 딱새 새끼가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채 본능적으로 먹이를 달라고 큰 입을 벌려 어미에게 보챈다. 먹이를 물고 온 어미는 새끼들의 안전을 위해 둥지 밖에서 천척의 눈을 피해 순식간에 날아들어 새끼에게 먹이고 사라진다.
헌신적인 어미의 희생으로 새끼는 무럭무럭 자라 둥지가 비좁아 질 즈음 새끼들은 둥지를 떠날 준비를 한다. 새끼가 다 자라자 어미는 본격적으로 이소작전에 들어간다. 잡아온 먹이를 새끼에게 주지 않고 애를 타게 한다. 어미가 둥지 밖에서 먹이를 물고 둥지로 들어가지 않자 배가 고픈 새끼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다 첫째가 둥지를 박차고 세상 속으로 날아간다.
이어서 둘째, 셋째, 넷째 막내까지 둥지를 떠나 숲으로 날아갔다. 그동안 안전한 둥지에서 어미가 잡아온 먹이로 자란 녀석들은 자연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다섯 마리의 새끼들은 둥지 근처 숲에 곳곳에 흩어져 어미를 기다린다. 녀석들은 비록 둥지를 떠났지만 당분간 어미의 보살핌으로 살아가야 한다.
어미는 혹시나 모를 천적의 습격을 대비해 새끼들을 숲속 은밀한 곳에 분산 배치해 놓고 먹이를 공급한다. 이렇게 분산함으로써 대량희생을 막아보겠다는 어미의 생존전략이다. 새끼들을 위해 어미들은 부지런히 먹이를 잡아와 새끼에게 먹인다. 이렇듯 자연에서 살아가는 작은 산새도 어미의 헌신적인 희생으로 생태계가 유지되는 것이다. 올봄 주남저수지 시골집 근처에 딱새부부가 한참 열애중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녀석들의 새끼들을 만날 수 있겠지 하는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경남도청 공보관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