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에는 무척산, 신어산, 백두산 등 전설을 간직한 명산들이 있다. 생림면에 있는 무척산(702m)은 낙동강을 끼고 도는 김해에서 가장 높은 진산으로 흔들바위, 남근바위, 거북바위 등 기묘한 바위들이 어우러져 있다. 특히 낙동강으로 떨어지는 석양은 최고의 장관이다. 김해를 품에 안고 있는 듯한 형상의 신어산(631m) 산을 오르면 김해국제공항을 이·착륙하는 수많은 비행기와 500㎞ 긴 여정을 끝내고 바다와 합해지는 낙동강 물줄기의 마지막 여정을 조망할 수 있다. 대동면 백두산(354m)은 ‘가야의 길’, ‘명상의 길’, ‘편백의 길’이라는 이름을 붙여 지루하지 않게 산행이 가능하다. 특히 이곳에는 6가야를 상징하는 듯한 6가지가 달린 ‘육형제 소나무’가 있다. 육형제 소나무는 2018년 상표로 등록됐다.
이처럼 김해를 대표하는 3곳의 산을 하루에 완등하는 코스를 개발하면 어떨까? 인근 영남알프스처럼. 영남알프스는 영축산, 신불산, 가지산, 운문산, 천황산, 간월산, 고헌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7곳의 산을 뜻한다. 양산시, 울주군, 밀양시, 청도군에 걸쳐 있는 이 산들은 매년 수십 만명의 등산객이 찾고 있다. 모두 완등할 경우 인증서도 발급한다. 영남알프스 완등인증센터에 따르면 한 해 평균 30만에서 40만명의 등산객이 이 산들을 찾고 있다. 7개가 아닌 한두 개 산을 오르는 등산객까지 합하면 몇 배는 더 될 것으로 추정된다. 영남알프스는 지자체 홍보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등산객들의 식당, 숙박업소, 커피숍, 대중교통 이용률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문복산이 불법주차 등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영남알프스 8봉에서 빠지자 인근 가게와 택시들이 곧바로 타격을 입었다. 이는 유명 등산코스 하나가 얼마나 많은 등산객을 불러 모으는지의 반증이다. 김해도 무척산, 신어산, 백두산을 묶어 가칭 ‘수로 3봉’, 또는 ‘금관 3봉’으로 칭하고 하루에 모두 완등하는 인증서와 기념품도 증정하면 많은 등산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3개 산을 완등하려면 김해 동쪽에서 시내를 통과해 북서쪽까지 가야한다. 오가는 동안 김해를 알게 되고 식당 등 많은 가게도 이용할 수 있다. 관광은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것보다 지역의 고유 자원을 활용하는 게 우선이다. 김해만의 영남알프스를 만들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