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222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지난기사검색] 전체4.29(월)4.26(금)4.25(목)4.24(수)4.23(화)4.22(월) [강재남의 포엠산책] 배가 고파요(박소란) 배가 고파요 (박소란 시인)삼양동 시절 내내 삼계탕집 인부로 지낸 어머니아궁이 불길처럼 뜨겁던 어느 여름대학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까무룩 꺼져가는 숨을 가누며 남긴마지막 말얘야 뚝배기가, 뚝배기가 너무 무겁구나그 후로 종종 아무 삼계탕집에 앉아 끼니를 맞을 때펄펄한 뚝배기 안을 들여다볼 때면오오 어머니거기서 무얼 하세요 도대체자그마한 몸에 웬 얄궂은 것들을 그리도 가득 싣고서눈빛도 표정도 없이 아무런 소식도 없이늦도록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느른히 익은 살점은 마냥 먹음직스러워대책 없이 나는 살이 오를 듯한데 어찌 된 일인가요삼키고 또 경일시단 | 경남일보 | 2019-07-14 15:11 [주강홍의 경일시단]떨림에 대하여(최기순 시인) 새 한 마리 날아간 자리에 파르르 진동이 인다그것은 슬픔에 대처하는 나무의 표현법미세하게 오래 손끝을 떠는 방식으로 상황을 견딘다는 점에서나와 나무의 유전자는 유사하다나무는 그 진동에 기대어 얼마나 많은 새들을 날려 보내는지가까스로 잠잠해지기를 기다려 깊은 수맥 쪽으로 발을 뻗는지오랜 떨림 끝에 돌아와 수돗물을 틀고 손을 씻는 나는거뭇한 나뭇가지들의 아침을 이해한다이해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과는 다른 것이어서다리를 끌며 몇 발짝 옮겨가는 사람을머뭇거리다가 앞질러 가듯아직 떨고 있는 나무를 스쳐 지나간다매 순간을 가누려 소진되는 목 경일시단 | 경남일보 | 2019-07-07 17:53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1112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