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체 127건) 제목보기제목+내용
[경일시단] [경일시단] 얼굴 (이산 시인)
얼굴 (이 산 시인)숲으로 갔다완성되지 않은 얼굴에눈썹을 그려 넣어주었다기우(杞憂)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수시로 지워지는 얼굴은서로떠올려 주어야 한다늦은 밤, 문자가 왔다멀리 와 버린 내 얼굴을 쓰다듬으며 쓴 멍 자국이다너를 오래오래 지우지 말아야 할
경남일보   2017-06-11
[경일시단] [경일시단] 새우등꽃 꽃잔치(최영준)
[경일시단] 새우등꽃 꽃잔치(최영준) 유리 수족관 속, 새로 들여온 새우들이 허리를 구부린 채 잠들어 있다 품종이 달라선가 모양새도 각각이다 색유리에 불빛이 번지면 꽃모양이 되는 것만 똑같다그날 밤, 나는 보았다 도시의 수족관에 모여든 새우들이 여기저
경남일보   2017-05-28
[경일시단] [경일시단] 소금(주강홍)
[경일시단] 소금(주강홍)맨발이었다사막을 혼자 걸어 나왔다초승달을 걸머지고 별을 점치며폭풍의 모래 언덕을 넘었다야르딘은 더 이상 마법을 걸지 못했고신기루는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는 바람일 뿐 이었다피 맛을 아는 전갈은 비틀어진 발뒤꿈치를 노렸고늙은
경남일보   2017-05-14
[경일시단] [경일시단] 단추를 채우면서(천양희)
단추를 채우면서 (천양희)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단추를 채우는 일이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잘못 채운 첫 단추, 첫 연애, 첫 결혼, 첫 실패누구에겐가 잘못하고절하는 밤잘못 채운 단추가잘못을 일깨운다
경남일보   2017-04-30
[경일시단] [경일시단]나비 여행(박우담)
[경일시단]나비 여행(박우담)나비의 길은 곡선이다.선과 선은 짧게 때론 길게 맥박의 떨림처럼신은 인간을 빚을 때 꿈을 불어 넣었다.인간들이 꿈길을 통해 흙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영혼이 육신으로부터 잠시 자유로워지는 시간나비가 밤의 악장을 관통하며 비뚤비
경남일보   2017-04-15
[경일시단] [경일시단] 나무경전(김일태)
[경일시단] 나무경전(김일태) 나무가 수행자처럼 길을 가지 않는 것은제 스스로가 수많은 길이기 때문이다 나무가 날지 않아도 하늘의 일을 아는 것은제 안에 날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나무가 입을 다물고 있다고 침묵한다 말 하지마라묵언으로 통하는 나무의
경남일보   2017-03-26
[경일시단] 역-달맞이 꽃(이영자)
역-달맞이 꽃(이영자) 철없이 어린 것 나그네길 나서니그렁그렁 넘치는 이슬 눈동자에 담고서는기다릴게너 돌아올 그때까지 여기서-역까지 따라나와서막막한 앞을 밝혀주던 그가세상 길목 이리저리 헤매다해질녘에 돌아서는 고향역 마당가에서여기야!여기!오래되어 낯설
경남일보   2017-03-05
[경일시단] [경일시단] 돌 쌓기(정승렬)
[경일시단] 돌 쌓기(정승렬)너무 둥근 돌은 쓸모가 없다잘생긴 괴석도 버려야 한다좀 못 생겨도아랫돌을 잘 받치고윗돌을 괴일 수 있는 품새라야쓸모가 있는 돌이다쌓이고 싸이려면 모양새도 이웃과 맞추어야 한다그래야 함께 높이 높이 탑(塔)을 이루고시간을 멈
경남일보   2017-02-26
[경일시단] [경일시단] 엄마라는 우물 (윤덕점 시인)
며느리가 부엌으로 나가 쌀을 씻네나는 잠든 손주 곁에 누워 며느리를 보네손에 물도 안 묻히고 자랐다는 저 아이여자의 우물에는 얼마나 많은 물이 차 있을까어미가 된 후깊은 잠에 빠졌다가도 눈 감고 젖을 물리네까무룩 잠에 빠져들며작은 몸을 타고 흐르는 모
김귀현   2017-02-12
[경일시단] [경일시단] 티눈(박일만)
[경일시단] 티눈(박일만)균형을 거부하며 수평을 포기한다중심을 찾아 헤매던 세포가내 발바닥에 와서생을 통째로 뒤뚱거리게 한다백발이 물드는 나이 탓도 있겠으나아직 둘러보아야할 산천이 많은데느닷없이 찾아와 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댄다가던 길이 자꾸 휘청거릴
경남일보   2017-01-15
[경일시단] [경일시단] 난간공사 (주강홍)
[경일시단] 난간공사 (주강홍)다다름의 경계는 늘 위험한 것이어서잔해의 비명을 쌓아가며튼튼한 쇠기둥을 차례로 박습니다.찰나의 발목을 잡고내려박는 망치의 마찰음이벼랑위에 꽂일 때마다철심은 잔금들을 키워가며 깊숙이 파고듭니다.울림이 맞닿는 곳의저 견고의
경남일보   2016-12-26
[경일시단] [경일시단] 황태(송태한)
[경일시단] 황태(송태한)숲이 쥐 죽은 듯 동면에 들 때나는 비로소 잠에서 깨어난다가진 것 없는 알몸에눈 속에 엎드려 숨을 고르고덕장 사이로 얼었다 녹은 살점깃발인 양 나부낀다추억은 혹한에 뼛속까지 얼어붙고못다 한 사랑도 살결이 터서나무지게 발채 같은
경남일보   2016-12-11
[경일시단] [경일시단] 팽이(최문자)
[경일시단] 팽이(최문자)세상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하나님,팽이 치러 나오세요무명 타래 엮은 줄로 나를 챙챙 감았다가얼음판 위에 휙 내던지고, 괜찮아요심장을 퍽퍽 갈기세요죽었다가도 일어설게요뺨을 맞고 하얘진 얼굴로아무 기둥도 없이 서 있는이게,선 줄
경남일보   2016-11-23
[경일시단] [경일시단] 환경미화원(이광석 시인)
환경미화원 (이광석 시인)새벽 골목길에 쓰레기가 쓰러져 있다누구 하나도 거들떠보지 않는 외톨이 미아지나는 바람들이 슬쩍 발을 건다두어 바퀴 구르더니 기우뚱 다시 눕는다얼마나 많은 어둠이 예서 헛발질을하고 갔을까새벽보다 먼저 출근한 환경미화원 강씨.제
김귀현   2016-11-13
[경일시단] [경일시단] 그네 (문동만 시인)
[경일시단] 그네 (문동만 시인)아직 누군가의 몸이 떠나지 않은 그네,그 반동 그대로 앉는다그 사람처럼 흔들린다흔들리는 것의 중심은 흔들림흔들림이야말로 결연한 사유의 진동누군가 먼저 흔들렸으므로만졌던 쇠줄조차 따뜻하다별빛도 흔들리며 곧은 것이다 여기
경남일보   2016-10-30
[경일시단] [경일시단]간판 (루 원리)
[경일시단]간판 (루 원리)10년 전에이름을 하나만 보고대한민국에 와서 새로운 삶을 살았는데10년 동안 오로지 이름 하나만 믿고애를 터지게 살아왔다어느 날 갑자기그 이름이 희미하게 보여서나는 길을 잃었다 착각했나봐그 이름이 영원히 내 곁에 뚜렷하게있을
경남일보   2016-10-10
[경일시단] [경일시단] 묶인 해 (정영도)
묶인 해 (정영도)고추밭 이랑에서 해를 쳐다 본다이놈의 해를 누가 묶어 났을까묶인 해지루한 시간이아픈 허리를 꺾는다지열이 떡시루처럼 푹푹 찐다허리가 끊어질 듯 땅에 눕고 싶다밭고랑고통의 노동흘린 땀에 고추가 익는다---------------------
경남일보   2016-09-18
[경일시단] [경일시단] 끈 (신정민)
[경일시단] 끈 (신정민) 쿠키 상자를 묶기엔 조금 길고나무에 걸어 목을 매달기엔 미끄러울 것 같다간혹 눈에 밟힌다는 찰나풀 더미 속으로몸을 먼저 감추는 바람에저보다 내가 더 징그럽단 말이 성사된다멀어지고 있는 우리 사이를 이어주기엔 짧고어디서 매듭을
경남일보   2016-09-04
[경일시단] [경일시단] 종이컵 (주강홍)
[경일시단] 종이컵 (주강홍) 무작위로 징발된 선택에서도사랑은 깊이를 허락했고맨살의 첫 경험은 뜨거운 비명을 안으로 삼켰다체액이 내 몸을 핥는 동안격정의 정점에서감동은 몸서리쳤고서로는 거룩히 스며들었다지금, 주저의 손끝에서 아랫도리 젖어서뻐근히 구겨지
경남일보   2016-08-21
[경일시단] [경일시단] 목욕탕. 2 (정이향 시인)
목욕탕 .2 (정이향 시인)여자들은 알몸으로 친구가 된다처음 보면서도 부끄럽지 않는서로의 등을 내주고 바가지를 빌려주며스스럼없이 언니가 되고 동생이 되는 곳따뜻한 탕 속은 안방이 된다커피를 마시고 드라마 속 주인공의 화제를 빌어자신의 속내를 흉금 없이
경남일보   201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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