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체 330건)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전멸
불타는 투지로 가을 성(城)을 지키려 했으나물밀듯 쳐들어온 한파에 모조리 전멸이옵니다.하룻밤 비바람에 장렬히 전사한저들을 통촉하여주시옵소서!-강옥본디 생성과 소멸은 인과관계다. 봄이 오면 뒤따라 가을이 오고,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법이라 이들은
경남일보   2018-12-05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박꽃
무슨 죄를 저리 많이 지었을까차마 해를 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걸 보니,달빛 내리는 밤이 오면소박맞은 박각시 하나 불러다밤새워 맑은 이슬로 살아온 허물을 헹군다-김유진‘기다림’이라는 꽃말의 박꽃은 저녁 무렵에 피었다가 아침이면 시들어버리는 가엽고 참 서
경남일보   2018-11-28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장엄한 밥상-상족암
돌 속 갇힌 어둠이 석문을 열고 나와푸르고 환한 세상 하나 펼쳐놓은 아침낮고 젖은 시간이 쌓여 이룬 화석 장엄하다먼저 온 파도가 뒤따라온 허기진 파도에게수많은 갈빗살 포개어 차린, 저 융숭한 밥상-박종현(경남과기대 청담사상연구소연구원)자연(사물)에서
경남일보   2018-11-22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대나무
올곧음 하나로오늘까지승승장구했지만너무, 자로 잰 듯 살지 마-정혜경위의 작품은 ‘2018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에 선정된 ‘디카시 창작수업’을 통한 발표작이다. 자연에서 사물을 만나는 순간, 칸칸이 자로 잰 듯 서 있는 대나무 더러 눈을 치
경남일보   2018-11-12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사랑학개론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사랑학개론그리운 사람은 못 만나서 애타고꼴 보기 싫은 놈은 맨날 붙어 괴롭지집착은 부러워 말고홀가분함에 슬퍼하지 마라뜨락에 여우비가 내리네-조영래(시인)사랑은 어디에서 비롯되고 본성은 무엇이며 그 지향점은 어디일까. 근
경남일보   2018-11-08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그리운 집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그리운 집초가 두 채와 변소가 다였어도온 가족이 도토리처럼 붙어살던최고로 행복했던꿈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집-김종태이 가을, 도토리에 관한 격언과 속담부터 알아보자. ‘개밥에 도토리’, ‘도토리 키 재기’, ‘가을에 떨
경남일보   2018-10-30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할매 소원
할매소원어디 눈으로 보이는보따리만 보따리이던가마음에 박힌 보따리내려놓지 못하는 어린 보따리끈붙일 때까지만 살게 해주소-박해경마음의 짐이란 말인가. 떠날 날이 가깝다는 생각에 그럴 수도 있겠다. 붙일 때 하나 없는 어린 핏줄을 보면 억장이 무너져도 여러
경남일보   2018-10-25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벽화
벽화낡고 녹슨 우체통 옆희미한 실루엣자식 편지 기다리던 노모는그림자를 남겨두고 세상을 떴다-이종섶(시인)우리 생활에서 사라질 목록 중, 그 첫 번째가 ‘우체통’이라는 사실에 크게 공감한다. 굳이 시골이 아니더라도 역사의 디오라마(Diorama)가 되어
경남일보   2018-10-17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명의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명의 명의커다란 흑싸리 한 줄기삭신에 피어났네한평생 날이 선 팽팽한 신경줄이제는 그만 놓아버리고 싶은데눈치 없는 주인장 이리 또 나를 살게 하시네-권현숙찢어진 담벼락의 꿰맨 자국을, 화투짝에 그려진 흑싸리로 떠올린 시선
경남일보   2018-10-04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비밀
비밀입단속이 간지럽다자꾸만 새는 비밀을덜컹, 캄캄하게 채워줘야겠다-이문희(시인)비밀의 정원이다. 열어젖힌 ‘문’의 이미지를 포착하는 시인의 행위는 디카시의 예술적 전유의 순간이다. 틈을 엿보고 있는 저 많은 잎(입)들, 아주 작은 단서라도 잡으려는 듯
경남일보   2018-09-17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정년퇴직자(김종태)
정년퇴직자옹기종기 발바닥을 펼쳐놓고지난날의 무용담을늘어놓는 정년퇴직자들햇볕 드는 마을회관 앞두런거리는 소리 멈추지 않는다-김종태켜켜이 쌓아 올린 바퀴를 보는 순간, 달려갈 길을 다한 사람들의 벗어놓은 신발 같다는 생각이다. 중장년들을 조사한 결과 최종
경남일보   2018-09-12
[디카시] [천융희 디카시로 여는 아침]바다의 가슴
[천융희 디카시로 여는 아침]바다의 가슴 바다를 함부로 담았던 가슴아! 그래너도 할퀸 상처가 있었구나통증의 밤을 지켰겠구나저만치 그녀처럼-주강홍(시인)태산은 흙덩이를 사양하지 않아 거대함을 이루고, 하해(河海)는 가는 물줄기를 사양하지 않아 깊음을 이
경남일보   2018-09-04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기약(김인애 시인)
초여름에 당신이 오신댔어요.이 계절의 끝자락을한사코 디뎌 밟는 담쟁이의 몸빛처럼눈부신 초록으로 오신댔어요.-김인애(시인)때를 정하여 약속하였던가 보다. 초여름이었던가 보다. 혹, 일방적인 약속은 아니었는지, 각도를 달리하여 묻고 싶어지는 저 담쟁이덩굴
경남일보   2018-08-29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동맥경화
나뭇가지에 집을 지은 까마귀 둥지처럼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근심이 커지는 날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도 풀리지 않는 문제작은 실핏줄 하나 터지듯 머리가 아찔하다- 박동환겨울 길목의 풍경이다. 고목의 잎 떨군 모습이 인체 혈관처럼 보인다. 또한 뉘엿 지는
경남일보   2018-08-22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미스 헛꽃
미스 헛꽃산수국 꽃 가게 주인은 아니지만벌과 나비 많이 찾아오게 하는저는 말발 센 아르바이트생미스 헛꽃입니다-박해경산수국이다. ‘변하는 사랑’의 꽃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꽃잎의 색깔이 달라진다는 수국의 한 종류다. 토양의 산성도가
경남일보   2018-08-15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메시지(김인애 시인)
어느 볕 좋은 날어머니가 보내주신신 모르스 부호사랑한다, 내 딸아-김인애(시인)(--· · ···- · -·-). 옛 통신수단인 모르스 부호로 번안한 ‘사랑’이라는 부호다. 통신수단의 변천을 살펴보면 모르스부호→유무선 전보→테렉스와
경남일보   2018-08-05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아내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아내벙어리 삼 년눈 봉사 삼 년귀머거리 삼 년 또 삼 년평생 그대에게 꽂혀날개를 접어 버린 내 이름은 아내-박해경‘벙어리 삼 년, 장님 삼 년, 귀머거리 삼 년’이란 속담이 있다. 고된 시집살이를 살아 내야만 했던 여인
경남일보   2018-08-01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유골함
근심에 물리고상념에 물리고얼마나 빨아댔을까?연기 속으로 사라지고남은 뼈다귀들-이시향주검을 태우고 남은 뼈란 말인가! 맘속 여러 가지 생각들을 뿜어내느라, 시름을 들기 위해 빨아올린 근심과 상념의 압축물이란 말인가! 왜 담배를 피우는지, 왜 계속 피우는
경남일보   2018-07-25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깡깡이 아지매
깡깡이 아지매깡깡, 망치로 녹을 떨어내던 인생오뉴월 염천에 완전무장으로 극한을 넘는다그라인더로 녹을 벗기듯모진 팔자 떨쳐내고도 싶겠지-강옥부산 영도에 가면 ‘흰여울 문화마을’에 이어 ‘깡깡이 예술마을’을 만날 수 있다. 버선 모양의 마을로 남항대교와
경남일보   2018-07-18
[디카시]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해로
이만하면 잘 살았소서로의 굽은 어깨 토닥인다훌훌 다 떠나보내고비어버린 품속 허허로울까봐눈치껏 안겨드는 빗방울들-권현숙부부가 끝까지 함께 하는 일이란 그리 쉬운 일 아니다. 서넛 아이들을 키워 출가할 때까지의 뒷바라지란,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경남일보   201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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