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걸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인물”
“영걸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인물”
  • 연합뉴스
  • 승인 2012.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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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SBS 드라마 '패션왕' 주역
"연기하면서 제일 힘든 건 (영걸은)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에요. 끊임없이 불이 붙어 달려가고는 있지만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영걸의 마음이 너무 어렵습니다."

배우 유아인이 SBS 드라마 '패션왕'에서 주인공 영걸을 연기하는 어려움을 털어놨다.

유아인은 20일 오후 일산 SBS제작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가영(신세경), 안나(권유리), 재혁(이제훈)과 '사각멜로'를 펼치는 데 있어 캐릭터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극 중에서 영걸은 동대문에서부터 동고동락한 가영과 뉴욕의 화려함을 온몸으로 드러내는 안나 사이에서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는 "안나는 '욕망'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며 "재혁의 여자여서일 수도 있다. 동대문에서 누리지 못한 화려한 여자에게 끌리는 욕망일 뿐이다"라고 지난 7회에 키스신을 선보인 안나와의 관계를 설명했다.

그러나 "가영에게 가지는 애정이나 아끼는 마음들, 연민이나 씁쓸한 감정들 또한 사랑이라고 정의되지는 않는다"며 "영걸에게 예쁜 사랑이란 것은 끝까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아인은 "마냥 착해 여자 주인공을 예뻐해 주지 않고 매몰차게 대하는 장면들이 신선하고 흥미있어서 좋다"며 "영걸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보지 못한 아이는 아닐까 하고 생각도 해봤다"고 말했다.

'패션왕'은 패션을 향한 젊은이들의 열정, 사랑, 성공을 그린 드라마다. 네 인물의 엇갈린 욕망과 사랑이 영걸이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극명하게 드러난다.

유아인은 "장난스럽게 말하면 영걸이 제일 사랑하는 건 재혁이다"라며 웃었다.

그는 "영걸의 최고 관심사는 재혁이고 불타오르게 하는 것도 재혁이다"라며 "사랑의 관점을 떠나 영걸이라는 인물이 가진 욕망의 꼭짓점에 있는 인물이 재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혁을 뛰어넘게 될 때 영걸이 맞닥뜨리게 될 고독·외로움·절망이 아직 전개는 안 됐지만 곧 비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드라마 '패션왕'은 분명히 트렌디 드라마다. 출연 배우들의 면면을 보면 이들의 평균 연령이 23세에 불과할뿐더러 가장 주목받는 '블루칩'들이다.

그런데 드라마의 분위기는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와는 달리 어둠이 드리워져 있다.

드라마 '패션왕'은 이선미·김기호 작가와 이명우 PD의 합작품이다. 이들은 8년 전 조인성·소지섭·하지원 주연의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의기투합한 바 있다. 드라마 횟수가 거듭할수록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흐르던 '세련된 울적함'이 오버랩된다.

"('발리에서 생긴 일'과) 전혀 새롭다고 하긴 힘들겠죠. 그렇지만 새로운 사람들이 만들고 새로운 세대의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유아인도 이 점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이 시대의 감성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전혀 다른 드라마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랑이라는 감정·욕망·엇갈리는 마음은 시대 불문하고 공통된 부분이기도 하다"라며 차이점을 강조했다.

배우들이 다르다는 점을 언급한 그는 "결코 변하지 않는 것들을 아주 새로운 세대의 배우들이 연기하고 이끌어나간다는 점에서 다른 매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100% 만족하지는 않지만 방송 횟수가 거듭하면서 차차 만족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다른 배우들에 의해 연기되는 보편적인 시대의 감성에 주목해 달라는 이야기다.

그는 이선미·김기호 작가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캐릭터 스타일이 좋다며 "뭔가 솔직하고 가감없다"고 평했다.

또 "영걸뿐 아니라 재벌인 재혁이도 찌질하고 안나도 찌질하고 가영도 찌질하다. 너무나 찌질한 인간 군상이 보이는 그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드라마는 어느덧 중반을 넘기고 있다. 지난 9회에서는 가영이 영걸을 '기습 키스'하는 장면도 등장했다.

신세경과 권유리 두 절세미녀와의 키스신 소감을 묻는 말에 유아인은 잠시 고민하다 신세경을 꼽았다.

"유리는 내가 키스를 했고 신세경은 키스를 당했는데, 장난 반으로 키스를 당하는 게 좋지 않나"라며 "그 장면이 고민을 많이 했던 장면이다. 가영의 마음에서 한 걸음 더 물러서는 영걸의 마음이 표현된 것 같아 좋았다"고 답했다.

"(영걸은) 보통의 시청자가 기대하는 판타지에서 벗어난 너무나 현실적인 인물이에요. 저는 신선하고 재미있어요. 신선하고 재미있는 것을 하면서 시청자의 사랑까지 받으면 훌륭하겠지만, 언제나 그렇듯 신선한게 100% 편안한 곳에 안착하기란 쉽지 않더라고요.(웃음)"

드라마는 매주 월·화요일 밤 9시5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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