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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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2.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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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우리 속담에 ‘6월 장마에는 돌도 큰다’는 말이 있다. 심훈의 소설 상록수에는 ‘장맛비는 그대로 초록 기름인 듯하다. 엿새를 거푸 맞고 난 볏모는 떡잎까지 새파란 물이 들었다’는 구절이 있다. 제때에 오는 장맛비가 얼마나 반가운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올해는 장마가 예년보다 다소 늦었다. 봄 가뭄이 심했던 터라 기다렸던 비 소식이 늦어져 밭작물과 각종 과수, 벼논도 물부족으로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6월을 넘기지 않고 장마가 들이닥쳐 해갈의 기쁨을 맛보게 하니 퍽 다행이다. 그러나 이제는 예년보다 강수량이 많을 것이라는 예보가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는 말과 ‘불 난 끝은 있어도 물 든 끝은 없다’는 속담, ‘3년 가뭄에는 살아도 석달 장마에는 못 산다’는 격언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장마는 벼 성장기, 각종 과채류의 등숙기와 겹쳐 그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한 해의 농사가 장마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계 몬순기후의 특징인 고온다습에 국지적 집중호우가 덮치면 감당이 어렵다. 게다가 북상했던 장마가 대륙고기압에 눌려 남하하면서 ‘되돌이 장마’를 일으키면 올 농사도 끝장이다.

▶올 장마는 한동안 잠잠했다가 7월 5일 이후 다시 북상해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강수량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적정량의 강우를 기대하는 것은 인지상정이고 농심(農心)이다. ‘쌀독에서 인심 난다’는 속담처럼 농심은 또한 인심(人心)이다. 그리고 인심은 천심(天心)이다. 장마가 풍년농사를 가져다 주길 기대한다. 돌이 크는 비, 볏논을 기름지게 하는 ‘초록 기름’ 역할을 하는 장마를 기원한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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