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병 편견의 벽을 허물자
한센병 편견의 벽을 허물자
  • 임명진
  • 승인 2012.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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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진 기자
오늘날 한센병은 극복된 병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센병이라고 하면 위험하거나 전염 가능성을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한센병은 나균에 의해 감염돼 발생하는 질병이다. 피부나 말초신경계, 상기도의 점막을 침범해 조직을 변형시키는데 감염되면 피부의 감각을 느끼는 정도가 약해지고, 신경의 감각마비와 운동장애가 동반되면서 얼굴과 손, 발 등에 변형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나균은 그리 쉽게 전파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인체에는 나균에 대한 강한 면역이 있기 때문이다.

한센병은 수천년 인류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사극 드라마에서 자주 보듯 대처방법이라는 게 세상과의 격리였다. 그래서 한센인들은 사람들의 인적이 없는 곳에 집단으로 모여 살았다.

한센병은 현대의학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간단한 치료만으로도 완치되는 질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80년대 중반 한국을 한센병 퇴치국가로 공식 선언했다.

산청 성심원 등의 요양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는 한센인들은 병으로 인한 후유증을 가지고 있을 뿐 전염력은 없다. 그 사실은 수십년 전부터 의학계를 통해 널리 알려져 왔다. 하지만 사회의 인식은 그렇지 못했다.

한센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오늘날 국내 한센인들의 인권침해로까지 이어지며 계속돼 왔다. 한센병에 대한 무지로 일어난 일이다. 과거 한센인들에게 가해졌던 인권침해적 요소들은 한센특별법이 제정되면서 개선하려는 노력이 계속돼 왔다.

그래서인지 조금씩 한센병에 대한 사회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산청 성심원은 연간 25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찾고 있다. 오래전 현대의학으로 극복된 사실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한센인을 돕는 따듯한 손길이 전국에서 답지하고 있는 것이다.

산청 성심원은 현재 160여 명의 한센인들이 생활하고 있다. 그들의 평균연령은 76세로 고령이다.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지금 한센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웃이다.

성심원 관계자는 “성심원을 찾는 이가 전국 곳곳에서 몰려들고 있지만, 오히려 산청이나 진주사람들은 잘 오지 않는다”고 했다.

산청 성심원은 8월1일부터 5일까지 개원 53년 만에 처음으로 ‘제1회 성심 인애(仁愛) 대축제’를 열고 있다. 평생을 이웃이란 단어를 가까이 해보지 못했던 그들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시간이 되면 성심원을 한번 찾아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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